북한이 지난 8일 실시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당선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 선거를 위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지난 8일 실시한 제333선거구 선거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김정일 동지가 100% 찬성투표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것은 위대한 혁명 영도의 수십성상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승리의 한길로 이끄시어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을 쌓아올린 김정일 동지에 대한 전체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다함없는 신뢰의 표시"라고 전했다.
이어 "제333호 선거구 전체 선거자들은 선군조선의 상징이며 미래인 김정일 동지를 결사옹위하며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굳건히 수호하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실현하고야 말 결의를 다졌다"며 "김정일 동지를 높이 모셔 자랑찬 백승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우리 공화국은 앞으로도 불패의 위력을 지닌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로 강성번영할 것이며 김일성 동지의 위업, 주체혁명 위엄의 종국적 승리는 반드시 이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선거가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에 준하여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면서 "전국적으로 선거자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8%가 선거에 참가하여 해당 선거구 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후보자들에게 100% 찬성투표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0.02%가 선거에 불참한 것에 대해 "다른 나라에 가 있거나 먼 바다에 나가 일하고 있는 선거자들은 선거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제12기 대의원선거에 북한 전역 687개 선거구에서 치러졌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김 국방위원장의 아들 가운데 3남인 김정운의 이름이 없었다. 또한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도 대의원 당선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후계구도 등으로 논란이 많았지만 이번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여러 가지 추측과 전망들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 대북 소식통들은 "김 국방위원장이 이달 안에 당과 군 조직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다음달 초 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가 후계자 수업의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최고인민회의가 다음달 초 김 국방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하고 조직 개편안을 승인하는 것과 함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직 개편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한 정운에게 주요 직책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김일성의 100회 생일이자 김 위원장 자신의 70회 생일을 맞는 오는 2012년 정운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운이 이번 대의원 선거 당선자 명단에는 없지만, 가명으로 당선돼 다음달 열리는 전체 회의에서 국방위원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는 반대로 다른 소식통은 "김정운이 후계구도는 맞지만 나이가 어리고 아직 통치 능력이 부족해 이번 대의원에는 빠지고 다음 대의원에 진출하여 후계수업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김정운은 올해 26살이며, 김 국방위원장과 세 번째 부인 고영희 씨 사이에 태어나 스위스 베른국제학교를 졸업하고 평양으로 돌아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을 다녔다.
한편, 이번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명단을 보면 현재 북한 권력층 대부분이 대의원 명단에 포함돼 북한 권력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현철해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행정부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리영호 총 참모장 등 측근들도 모두 대의원 자리를 차지했다.
또 9선의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과, 8선의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7선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주요 고위층 대부분이 대의원직을 유지했다.
북한은 대의원 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달에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가 열려 김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함으로써 김정일 3기 체제를 공식 출범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의원 687명 중 322명(46.8%)을 교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교체율은 1998년 제10기 선거 때의 64%, 2003년 제11기 선거 때의 50%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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