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서비스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외국의 영리 의료법인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문조사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쟁력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전문인력 부족"이라고 손꼽았다.
또한 의료부문의 민간투자 활성화에 대해서는 "일반국민 71.3%, 서비스기업인 71.4%, 경제전문가 86.7%가 찬성한다"면서 "민간기업들의 의료기관 운영이 확대될 경우 의료서비스 질 향상,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의료서비스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의료서비스 분야가 외국투자기업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싶은 분야이면서 투자환경이 가장 열악한 분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후 의료분야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관련 규제개혁과 투자촉진을 위한 여건 조성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부문의 민간투자 활성화 및 시장개방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부분 민간투자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양극화 초래하는 영리병원 절대 안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최악의 경제위기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지금 의료 안전망을 확충해 서민을 보호하기는 커녕 영리병원 허용으로 사회양극화를 부추기고 의료비 폭등을 조장하는 기획재정부가 과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주식회사형 영리병원 허용은 일부 대형 병원자본과 민간보험회사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붕괴시키고 공공의료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영리의료법인이 전면 허용되면, 국민 건강보다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병원을 운영하고, 병원 수익 극대화를 위해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와 더불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윤이 적은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은 최소화하고, 고급 의료서비스 개발에 치중하여 국민의료비 폭등과 의료 양극화가 심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획재정부가 결국 이명박 정부의 상위 1%를 위한 정책에 발맞추어 1%를 위한 고급의료와 국민 건강권을 맞바꾸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1%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99%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이명박 정부가 온 국민이 반대하는 의료민영화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면 오는 24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영리병원 허용 등 의료민영화 반대 투쟁을 결의하고 이후 전 조직적 투쟁으로 의료민영화 시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경실련도 대형영리병원 설립은 의료비 상승과 서비스 불평등 확대가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가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병원의 시설이나 인테리어 같은 호텔식 서비스가 좋아질 수는 있어도 병원의 주기능인 의료서비스가 좋아질 지는 불투명하다"며 "미국의 경우 영리병원이 비영리 병원에 비해 평균 19% 더 비싼 비용을 받고 있으나 의료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비영리 병원이 월등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기본권으로 국민이면 누구나 빈부에 상관없이 동일한 양과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의료산업화는 제약 등 우수한 약품을 개발하고 의료기기 또는 의료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어야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서비스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병원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도록 부추기는 영리병원 허용이 결코 그 해답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경실련은 "소득의 양극화, 의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공공의료가 취약한 상황에서 소수 부유층의 해외 의료쇼핑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한 영리법인화를 허용하고 국민들이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을 정부가 나서서 부추긴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촛불시위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열 차례에 걸쳐 영리병원 허용과 관련해 공개토론회를 열 계획이지만 계속된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순탄하지 않은 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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