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허준영(56) 전 경찰청장이 19일자로 임명됐다고 밝히고, 이날 오후 허준영(56) 전 경찰청장은 정부대전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허 신임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철도가 즐거움과 행복, 새로운 가치를 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며 "철도를 녹색 성장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허 신임사장은 "조직의 체질을 바꿔야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신념으로 업무능력 중심의 인사, 혁신의 내재화와 문화화, 그리고 체계적인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면서 ▲ 복합역사 개발 ▲ 고객의 이용 편의를 위한 각종 설비 개선 ▲ 친환경적 서비스 제공 ▲ 고객 접점 서비스 강화 등을 강조했다.
허 신임사장은 ▲ 철도선진화에 역량 집중 ▲ 고객감동 경영 ▲ 블루오션 개척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 조직의 체질 변화 ▲ 노사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win-win-win) 문화 등 주요 경영방향을 제시하면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일등 국민철도’를 만들어 코레일이 제2의 철도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허 신임사장은 영업수익 증대와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인력운영 효율화와 자회사 경영 효율화, 그리고 사업단위별 회계 분리 등 책임경영 체제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허준영 신임사장은 대구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외무고시(14회)를 거쳤으며, 외무부 주 홍콩 총영사관 영사 등을 거쳐 서울 지방경찰청장과 2004년부터 2005년까지 경찰청장(12대)을 역임했다. 임기는 이날부터 3년이다.
하지만 허 신임사장은 경찰청장 시절 2005년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두 농민의 사망에 대해 책임을 지고 도중 하차했고,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마했다. 또한 인천공항공사 사장 응모에서 떨어진 바 있다. 한 언론보도에서는 경찰 사기 진작을 위한 '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기도 했다.
허 신임사장이 대구출신이고, 대통령 학교 후배, 대통령 선거 캠프 활동 등 이명박 정부의 측근이다. 사장 재임기간동안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인사라는 꼬리표는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허 신임사장의 사장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으로 반대해 온 전국철도노조가 취임식을 위해 대전역에 도착한 허 신임사장을 막아나섰다.
허 신임사장은 오전 10시 국토해양부로부터 사장 임명장을 받고 오후 2시에 예정된 사장 취임식에 맞춰 KTX 편으로 12시에 대전역에 내려왔으나 철도노조가 대전청사로 가는 차량을 막고 나서 대전역에서 발이 묶인 채 대전지사 사무실에 2시간 가까이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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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오후 2시 15분 허 신임사장은 사복경찰과 전경들의 보호 속에 대전청사로 향해 취임식을 진행했다.
철도노조는 대전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하고 입장을 밝혔다.
철도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오늘은 참으로 슬픈 날이며 철도노조와 3만 철도직원은 현 정부 들어 최악의 코드인사가 단행된 오늘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공기업은 정권의 전리품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기사람을 찍어 내리는 곳이 결코 아니다"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철도노조는 "공기업은 국민이 주인이기에 공기업 임원을 임명할 때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최소한의 선정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이번 인사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경찰청장 출신이 철도공사 사장으로 선정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철도노조는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는 조직갈등을 유발하고 소모적 논쟁을 일으키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전 철도공사 사장은 취임 5개월 만에 비리협의로 구속되었는데 이번에는 경찰출신으로 철도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인물이기에 결코 정부가 말하는 철도선진화와 철도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측은 "이날부터 허 신임사장의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혀 사측과 큰 공방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허 사장 임명 강행 관련에 대해 "TK출신에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인 허준영씨의 이력을 볼 때 명백히 낙하산 인사"라며 "경찰청장 출신이 무슨 전문성이 있어 철도공사 사장에 임명한다는 말인가. 철도의 '철'자나 제대로 아는지 궁금하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노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들어, 자고 나면 되풀이되는 TK, 고대 출신들의 인사 독식에 기가 막힐 뿐"이라며 "지연·학연에 연연한 낙하산 인사를 되풀이하는 한 국민통합은 불가능하기에 낙하산 인사를 그만 두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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