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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고결한 삶을 살다 간 안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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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에 일본의 장사술에 얽매여 젊은이들이 초코렛을 선물하고 정신이 없을 때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에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라고 올려 장사술에 놀아난 젊은 세대에게 일침을 놓았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는 국가보훈처 주최로 남산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99주기 추념식'이 열렸고,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에서는 서울 서대문구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99주기 추모식'을 따로 개최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 모습을 봤다면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
안중근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55분 '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군인본분`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침은 군인이 해야 할 일이다)의 글귀를 가슴에 붙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당시 나이 31세. 안중근 의사의 시신은 뤼순(旅順)감옥 묘지에 묻혔으나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07년 중국 정부에 요청, 대대적인 발굴작업까지 벌였지만 당시와는 지형이 크게 달라져 유해 발굴에 실패했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순국 99년이다. 내년이면 100주년된다.
그러나 서두에서도 밝힌바와 같이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적 1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함으로써 한민족의 독립의지와 기상을 천하에 떨친 그의 행적이 그동안 너무 쉽게 간과되어온 탓이다.
단순히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에서 저격했다는 사실만 알거나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의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평전이 나왔다.
김삼웅이 짓고 시대의 창에서 만든 <안중근 평전>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올 수 있으나 마음을 무겁게 만들어주는 책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 다시 안중근일까.
<안중근 평전>을 살펴보면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로서뿐 아니라 세계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선각적인 지도자였고 서술되어 있다. 하얼빈 의거 말고도 국채보상운동, 교육사업, 의병전쟁 등 수많은 구국 운동에 참여했고, <동양평화론>을 통해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장했다. 안중근 의사가 주장한 동양 평화에 대한 지론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의 '평화구도'와 공동체 모델로 인식되는 대단히 선구적인 것이었다.
안중근 의사는 한·중·일이 공동으로 동양평화회의를 구성하고, 국제적 분쟁지인 여순을 중립화해 그곳에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설치할 것과 3국 공동의 개발은행을 설립해 공동화폐를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유럽공동체 EU와 같은 기구를 100여 년 전에 구상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혜안은 21세기의 동아시아 정세에 그대로 대입해도 될 정도로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안중근 의사를 '지나간 미래상'이라 부르는 것이다.
<안중근 평전>은 안중근 의사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하얼빈 의거와 이후 공판투쟁 모습 등 그의 행적이 어떠했는지를 역사적 사료와 증언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그뿐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처형 전후에 대한 여러 사람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그 날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서는 안중근 의사 순국 후 국내외에서 쏟아진 시문과 각종 전기 등을 수록해 당시 안중근 의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부록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뤼순(旅順)옥중에서 쓴 각종 휘호를 정리해 수록했고, 중국에서 발했되었던 <민우일보>에 실린 안중근 의사에 관한 사설 '이등감국 암살안건을 논함'을 게재했다.
또한 <안중근 평전>에서는 끝맺지 못한 논설 <동양평화론>을 재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의 위약으로 <동양평화론>을 끝맺지 못한 채 순국했다. 다시 말해 <동양평화론>의 완성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 달려 있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는 100여 년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총과 칼이 '자본'이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강대국은 약소국을 위협하고 그들의 이익 챙기기에 정신이 없다. 100여 년 전 안중근 의사의 사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논리거나 이상이 아니다. 동아시아의 미래를 내다본 그의 혜안은 분명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숙제가 많이 남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저술한 김삼웅은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주필을 거쳐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쳤으며, 독립기념관장을 역임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 제주 4.3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국회 추천), 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 자문위원, 친일파 인명사전 편찬부원장 등을 맡아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친일정치 100년사>, <보는 사람 없어도 달은 거기 있는가>, <白凡 金九全集>(12권, 공편), <단재 신채호 평전>, <만해 한용운 평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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