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경찰청장이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발언에 대해 야권이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이 그동안 '장자연 리스트'와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에 대해 늑장수사·뒷북수사를 해 온 이유도 경찰총수의 이런 반여성적이며 부도덕한 의식과 무관할 수 없다"며 "성접대·성상납의 문제는 ‘재수 없으면 걸리는 일‘이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다. 더욱이 고위공무원들의 업무연관, 권력형 성접대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구조적 병폐인 것"이라고 강 경찰청장을 질타했다.
유 부대변인은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경찰을 지휘·감독해야 할 경찰청장이 재수없는 일이라는 정도로 치부해서야 어떻게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본인의 경험을 앞세워 범죄 행위를 어물쩍 넘기려 하는 강 경찰청장이야말로 재교육 받아야 할 부적격 경찰총수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성매매는 재수 없으면 걸린다는 생각을 가진 경찰 총수가 어떻게 청와대 행정관의 성 매매 사건과 장자연씨 리스트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보관 시절 언론사 기자들과의 잘못된 관행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경찰 총수가 된 지금 그러한 관행을 뿌리뽑아야 마땅한데도 자신의 경험론에 입각해 성매매 문제 참 난감하다고 푸념하는 경찰총수로서 그 자격을 상실했다"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성 매매를 단속하고, 규제하는 경찰들을 통솔해야 할 경찰 총수가 자신도 한 때 접대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하는 마당에 이 사회에서 성 매매 근절과 추방은 어림도 없는 일"이라며 "천박한 성의식의 소유자가 최근 불거진 청와대 행정관 향응접대와 연예산업계의 비리 수사를 정조준할 수 없고 그저 강 청장에게 성매매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문제일 뿐이고, 그러다 걸리면 재수 없을 뿐"이라고 비꼬았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서울 마포에서 단속에 걸린 사람들이 일반인이었다면 강 청장이 그렇게 난감해했겠는가"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경찰 총수의 자질 논란을 넘어, 엄정히 중립을 지켜야 할 수사기관이 청와대의 눈치를 얼마나 보는지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지난 30일 '경찰 기강 확립, 비리 척결 대책'을 발표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성매매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 기자들에게 조언이라도 구하고 싶다. 여기서도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고
또 "아무튼 그런 거 좋아하는 노총각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문제"라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강 청장은 2001년 7월까지 경찰청 공보관을 지낸 뒤, 2003년 8월까지 워싱턴 주재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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