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회 차장 및 평기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정오를 기해 전면 제작거부에 나선지 이틀이 되었지만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제작거부에는 앵커와 방송편집에 필요한 최소 인력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모든 기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교체를 반대하며 시작된 제작거부는 뉴스의 시간단축으로 이어졌다. '뉴스데스크'는 '스포츠뉴스'를 포함해 35분만 방송됐으며 ‘뉴스투데이’ 1, 2부는 각각 3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들었다. 낮 12시부터 40분 동안 방송되던 '뉴스와 경제'는 10분만 방송됐다.
MBC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2시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측이 신경민 앵커의 교체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제작을 거부할 것”이라며 “앵커 교체를 놓고 단순한 인사권 행사나 개인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배경, 다시 말해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정권의 압력에 MBC가 굴복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측이 10일까지 앵커 교체 방침을 백지화하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고 밝힌 바 있다.
MBC 비상대책위원회 이성주 대변인은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9일 정오까지 경영진에게 앵커 교체 철회 시한을 줬던 것”이라며 “인사권이 발동되고 난 뒤에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제작거부는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번 제작거부는 신경민이라는 개인을 보호하거나 한 회사 차원의 인사 문제 다툼이 아니라 언론인으로서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양심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는 오전 7시과 11시 30분에 엄기영 사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MBC 보도국은 부장들이 야근조를 조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MBC라디오 표준FM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 씨의 교체를 반대하며 라디오 PD들도 사흘째 집단 연차투쟁을 벌이고 있다.
라디오 PD들도 “라디오본부 PD 전원은 총회를 열어 김미화 교체는 부당하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며 “1990년대 이후 입사 PD들은 10일까지 연가투쟁을 계속하고 이후 라디오본부 전체 PD로 투쟁을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영 언론노조 MBC본부 라디오부문 대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미화 씨를 낙마시키면 이후에는 손석희 씨가 아닐까 예상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합법투쟁을 하고 있지만 10일 결정이 내려지면 비합법투쟁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나는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프로그램 특성에 맞춰 충실히 일해왔을 뿐”이라며 “교체가 확정되면 따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MBC는 지난 1월과 2월 국회 미디어법안 처리문제로 총파업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번 MBC는 사측의 석연하지 않은 앵커와 진행자 교체에 반기를 들고 나선 기자들과의 내홍으로 볼 수 있지만 크게 본다면 정부 정책에 쓴 소리를 하면 경질된다는 의미로 보고 있기 때문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제작거부는 지난 2월 파업 수준과 같지만 엄기영 사장이 아나운서 출신이어서 인지 아나운서실의 침묵은 커다란 의문점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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