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고 박종태 수석부위원장의 추모집회에서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이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고 박종태 열사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9일 오후 2시 대전 대덕구 읍내동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고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이정희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 야당 정치인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시민단체, 화물연대 조합원 등 1만여 명(경찰 추산 4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 박 수석부위원장의 넋을 기리며 대한통운에게 해고자 복직을 요구했다.
대한통운택배 광주지부 조성규 지부장은 "박종태 동지가 대전지사 앞 아카시아나무 숲속에서 '대한통운은 노동탄압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동지들을 뒤로 한 채 운명을 달리했다"며 "박종태 동지는 광주지역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 생존권만이 아닌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억압과 탄압을 단결투쟁으로 박살내고 모든 노동자서민이 사람답게 살자는 결의와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남겼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불과 6개월도 안 돼 모든 국민이 배신당한 것을 깨닫고 지난해 100만 촛불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며 "박종태 열사는 절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가 뒷걸음질칠 때 그 바퀴에 깔려죽은 것이며, 수많은 노동자민중들 역시 그 바퀴에 다리가 잘리고 손이 잘리고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가 노무현정권에서부터 이명박 초기까지 잘못 돌려진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겠다는 각오와 결의로 투쟁을 전개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지난 1일 119주년 노동절을 기점으로 이 땅 모든 진보세력이 하나의 기치 아래 공동운명체로 반이명박 투쟁의 결의와 각오로 뭉쳐 비록 시작은 작지만 곳곳에 존재하는 자기만 옳다는 이타적 배타적 생각을 버린다면 만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법적으로 노동조합을 인정치 않고, 대한통운과 금호라는 못된 자본, 또 그 하수인이 된 경찰 탄압에 우리 소중한 동지를 잃었다"며 "이명박 반노동정권에 대해 국민은 울산재선거에서 엄벌을 내렸지만 반성키는커녕 더 날뛰어, 지난 30일 또다시 재벌곳간을 채워주는 법을 직권상정해 다수 여당 힘으로 통과시켰다"고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노동유연화를 연말까지 확실히 이루겠다며 또 망언을 했는데 용서할 수 없다"면서 "소수 1%에 불과한 저들이 99% 국민을 탄압하고 국민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고, 가슴에 못질하고, 한숨과 고통을 안겨주는, 거꾸로 가는 세상, 재벌만을 위한 귀족정권, 반국민정부를 향해 당당히 맞짱뜨자"고 강조했다.
심상정 전 대표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민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도 "박종태 열사 유언대로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총력투쟁하자"며 "박종태 열사 죽음은 헌법상 노동3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국민취급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이 땅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고통을 대변한다"고 역설했다.
심 전 대표는 "이명박 정권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당당하게 투쟁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용산참사 유가족도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반대되는 서민정책에 대해 질책했다.
고 이상림 씨 며느리이자 구속된 이충연 씨 부인인 정영신 씨는 "이명박은 매일 TV에 나와 살기좋은 대한민국, 서민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하면서 힘없는 철거민과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철저히 무시한다"고 질타했다.
고 박종태 수석부위원장의 부인 하수진 씨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체포영장이 떨어진 날 입을 옷가지들을 챙겨서 보냈는데 속옷이 마음에 걸려서 싸구려 아닌 좀 좋은 걸로 주려고 사다놓은 속옷이 아직 서랍장 속에 그대로 있을텐데"라며 "당신이 정말 맘놓고 웃으며 편안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간직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당신이 가는 마지막 길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당신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살아갈게"라고 눈물로 읽어 내려갔다.
하 씨는 조합원들에게 "사람을 죽여놓고 협상은커녕 사죄도 하지 않는 대한통운과 금호는 누구를 위한 아름다운 기업이냐"고 반문하면서 "죄인은 여러분이 아니라 뻔뻔하게 헛소리하는 저 담 뒤에 숨어있는 자들이기에 죄인처럼 고개 숙이지 말고 더 이상 슬퍼하는 대신 일어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박 수석부위원장이 숨진 나무에 노란 추모띠를 묶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어 집회 참가자들은 고 박 수석부위원장의 열사 빈소가 마련된 대전 동구 법동 대전중앙병원까지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대한통운 콜센터 부근으로 접근을 시도하자 경찰을 무리한 진압을 강행했다. 이들 조합원들은 경찰의 진압작전이 펼쳐지자 돌을 던지고, 경찰이 최루액이 분사하는 등 충돌양상이 벌어졌다.
이날 경찰은 78개 중대, 1만여 명 전투경찰을 동원해 집회장소 주변에 배치시켰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대전중앙병원에서 자진 해산해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대전지역본부에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5∼6월 총력 투쟁계획을 확정했고, 민중총궐기로 노동탄압에 혈안인 이명박 정권 심판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대전에서 개최되는 전국노동자대회까지 이명박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대한통운이 요구대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오는 6월 13일 서울에서 전국집중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화물연대와 대책위도 이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대전에서 개최할 예정인 '5·18정신계승전국노동자대회'에서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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