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대전에서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자들이 죽장을 들고 있었다고 경찰이 공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이 이번 노동자대회에 덧을 놓고 기다렸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000000대전지방경찰청은 "집회 현장에서 수거한 죽봉 620여개 중에서 25개는 끝 부분이 예리하게 다듬어진 '죽창'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시위대들이 경찰에게 휘두른 것이 '만장 깃대'가 아닌 '죽창'"라고 밝혔다.
대전경찰청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번 대전 노동자대회는 민주노총이 도구를 미리 준비하면서 폭력 시위를 사전에 모의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명 살상이 가능한 '죽창'이라는 말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경찰이 대전 노동자대회도 덧을 놓는 마당에 '죽창'설은 민주노총 지도부를 수사하기 위한 배후로 주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다.
또한 다음 달로 예정된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단체의 총력 투쟁을 앞두고 민주노총을 압박하는 유리한 고지 선점과 여론몰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서울의 화물연대 본부와 대전, 광주 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도 '죽창'의 반입 경위와 사전 계획있었냐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대전 노동자대회 진압 뒤 연행자와 집회장소 장소에서 수거한 만장 깃대 620여개를 크게 25개의 '죽창', 끝이 뭉툭한 '죽봉', 시위과정에서 바닥에 질질 끌고 두드리면서 끝 부분이 여러 갈래로 나눠진 얼굴 공격용 '죽봉'이 있었다는 것이다.
'죽창'이라고 함은 인명살상용으로 이번 대전지방경찰청이 분류한 '죽창'이 인명살상용이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죽창'이 인명살상용으로 쓰려면 끝 부분을 30도 미만의 예각으로 만들어야 하고 비스듬한 부분의 길이가 최소한 10㎝ 가량을 넘어야 한다고 한다. 또, 대나무는 원래 옆으로 자르기가 힘들기 때문에 만장깃대를 만들 때에는 비스듬하게 자르기 마련이라면서 45도 각도라면 만장깃대로 쓰려고 베어낸 대나무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반박 말이 나오는 이유는 경찰이 증거물로 내놓은 '죽창' 끝부분이 45∼60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확보된 만장 깃대의 예리한 정도가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위대는 죽봉을 바닥에 질질 끌고 두드리면서 여러 갈래로 만든 뒤에 경찰의 눈을 찌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렇게 할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인명 피해를 줄 수 있는 죽창이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죽창'은 터무니없는 경찰 주장"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임 위원장은 "대부분이 얇은 대나무, 그리고 어쩌다 조금씩 굵은 것도 있었지만, 끝이 다 뭉툭하게 되어 있었고요. 인터넷에 올라있는 사진도 계속 뭔가 조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경찰병력이 대체적으로 훨씬 우세한 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집회에서 보면 밀치고 부딪치고 하다가 그렇게 정리가 되는 게 저희들 경험이었는데 그 날은 물대포도 쏘고 상당히 강하게 방어를 하고 있던 경찰들이 갑자기 뒤로 물러서서 등을 돌리고 길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 조합원들이 방패에 얻어맞고 이렇게 격분해 있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경찰들 뒤를 좇는 형국이 되어 버린 것이 경찰이 유도했다고 본다"면서 "일반적으로 또 경찰들이 저지선을 쌓을 때는 버스를 여러 대를 촘촘히 가로로 튼튼하게 막아 넣는 방어선을 쌓았는데 경찰들이 대응을 안 한 상태로 등을 돌리고 대한통운 앞까지 물러나 대한통운 앞에 가서 정리 집회를 하고 해산을 하고 돌아오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경찰들이 달려들어서 무차별적으로 진압을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고, 30여명이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경찰에 집회 신고서를 넣을 때 만장깃대로 사용할 대나무도 허용이 된, 경찰로부터 신고를 한 물품이었다"며 "그 날 상황도 무장한 경찰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면, 목적지까지 아무 일 없이 평화롭게 행진하고 평화롭게 정리 집회하고 다 자진 해산을 했을 게 틀림없는데 사실상 경찰들이 늘 협박을 하고 겁을 주는 것이 늘 목격하게 된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임 위원장은 대정부 교섭에 대해 "원래 협상이라는 것은 상호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설득하고 토론하면서 의견 조율을 해나가는 과정인데 그걸 가지고 미리 투쟁을 하기 위해서 명분을 쌓고 있다고 얘기하는 정부 측이 정말 진정성이 없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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