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국적 여기자 2명이 미국의 가족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한 정통한 소식통이 지난 26일 중국계 로라 링 기자와 한국계 유나 리 기자가 각각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두 여기자는 가족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안부를 주고받으면서,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 여기자들이 지난 15일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 외교관과의 면담에서 직접 작성한 편지가 가족들에게 전해졌다고 VOA가 보도했다.
편지 내용을 보면 "감옥이 아닌 곳에서 힘들지 않게 지내고 있고, 가족들이 보낸 의약품 등을 잘 전달받았으며 식사를 잘 하고 있고, 식사 후에는 건물 밖으로 나가 바깥 공기를 쐴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을 의식한 듯,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특히, 로라 링 기자의 언니이자 언론인인 리사 링 씨는 지난 29일 인터넷 친목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여동생이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링 기자는 편지에서 "수감초기 많이 울었지만, 점점 더 기분이 나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매우 노력하지만 때로는 힘이 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숨을 깊게 들이 마시고 긍정적인 일들에 대해 생각한다"며 "가족들이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두 여기자와 가족과의 전화통화를 허용한 것은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2차 핵실험을 한 다음 날 전화통화를 허용한 것으로 최근 고조된 미국과의 긴장 관계에 국면 전환을 추진해 보려는 의도도 없지 않은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두 여기자에 대해 불법입국과 적대 행위 혐의를 적용하면서 국제법에 따라 대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오는 4일 재판을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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