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초대의장 강희남(89)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 목사는 6일 오후 7시 45분쯤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 목사의 부인은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아파트 보일러실에 끈으로 목을 매고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이 목숨을 민족의 재단에'라고 쓴 붓글씨 1장과 A4 용지 1장의 유서를 남겼다.
강 목사는 유서를 통해 "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이다.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수가 없다"면서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고 호소했다.
또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한 '사람됨이 문제다(고 노무현의 죽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세 장짜리 글을 썼는데 내용에는 "전직 국가수반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명박이 실지 죽인 거다"라고 적혀 있다.
앞서 강 목사는 5일 서울 성공회대성당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결성 대표자회의'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고 타살 흔적도 없어, 강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강 목사의 시신은 발견된 직후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4녀가 있으며, 시신은 전북대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1990년 고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범민련을 창설하고 초대의장을 지낸 강 목사는 1990년대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산 증인이며, 평생 통일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힘썼다.
한편, 고 강희남 목사 통일민주사회장 장례준비위원회(가칭)는 7일 강 목사의 장례를 오는 9일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인 및 영결식은 9일 오전 10시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열리며 장지는 김제시 백산면 선영이다.
하지만, 장례준비위는 이날 오후 3시 강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장례 일정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강 목사의 자살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과 이어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타여서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6·10 범국민대회에 반정부의 목소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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