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상왕동 일대에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피살이 추정되는 시신 등이 발굴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아래 진실화해위)는 지난달 12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충남 공주시 상왕동 29-19번지 일대에 대한 발굴을 벌인 결과 모두 3개의 구덩이에서 228구 이상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민간인을 사살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M1 탄피 236개와 카빈 탄피 32개, 45구경 탄두 3개, M1 탄두 53개, 카빈 탄두 4개 등도 함께 발굴됐다.
이번 유해발굴은 ‘공주형무소 재소자 사건’ 및 ‘공주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대한 조사차원으로 진행되었다. 1950년 7월 중순경 당시 공주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수백 명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희생 된 후 상왕동 등지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토된 유해들의 사망원인은 머리뼈에서 보이는 총상과 탄두 및 탄피 등이 발견된 위치로 볼 때, 주로 가까운 거리에서 M1소총과 카빈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보임. 또한 45구경 탄두가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확인사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굴 당시 유해 대부분은 구덩이 양쪽 벽을 향해 두 줄로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손이 뒤로 묶여 있거나 일부는 목뒤로 깍지를 낀 자세로 발굴됨. 이는 희생자들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구덩이 속으로 들어갔으며, 이후 총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는 모두 남성으로 나이는 일차적으로 치아의 발치정도로 보아 대부분 20대 이상으로 판단됨. 이외에도 단추 171개, 안경 1개, 기타 철제류 등 유품이 발견됐다.
발굴된 유해는 진실화해위가 지정한 감식소(충북대학교 유해감식센터)에서 정밀 감식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대한 최종 결과는 올해 12월경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충남 공주시 상왕동(왕촌) 유해발굴 현장설명회’를 오는 9일 오전 11시에 발굴 현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장설명회에는 김동춘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공주시 관계자, 곽정근 공주지역 한국전쟁 피해자 유족회장 및 회원, 공주민주단체협의회 회원 등 약 1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과 관련한 유해발굴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우선발굴대상지 39개소 중 충남 공주시 상왕동(왕촌), 경남 진주시 명석면·문산읍 일대 등 모두 4개소를 선정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주시 상왕동에 대한 유해발굴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충북대학교 박물관이 담당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7개소에 대한 발굴을 진행해 모두 1,000여구의 유해와 도장 등 유품 2,500점 이상을 발굴하였으며, 이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임시 안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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