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북한에 의해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유○○ 씨가 석방됐다.
개성공단에서 숙소 관리 업무를 하던 유 씨는 지난 3월 30일 오전 개성공단 현지에서 북측 당국자들에 의해 체포된 뒤 변호인 접견 등을 하지 못한 채 억류되어 온지 137일만이다. 북한 주장에 의하면 유 씨가 여성 노동자를 변질·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는 혐의로 억류됐었다.
13일 오후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 측은 이날 오후 5시10분께 현대아산 직원 유씨의 신병을 현대아산 측에 인도했다"면서 "유 씨는 오후 5시 20분께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유 씨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간단한 소감을 밝히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5월 1일 개성공단 감독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아래 총국) 대변인을 통해 "북한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해당 기관에서는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또한 총국은 같은 달 15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유 씨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자"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당시 통일부는 유 씨에 대해 "정부가 지금 장기간 조사받고 있는 개성공단직원에 대해 억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개별 기업차원에서 북측에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방북 하는 것이고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한국의 PSI가입과 유 씨와의 연관성을 많이 지적했으나 통일부는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의 직원이 장기간에 걸쳐서 조사받고 있는 문제는 인권에 관한 인도적인 문제"라며 "인도적인 문제는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PSI와 개성공단 직원 조사와 결부시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부는 "인도적인 문제는 인도적인 문제대로 풀어가야 하고 인도적인 문제를 다른 정치적인 문제와 연관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이것은 국제사회의 기본상식"이라고 덧붙였으나 한국국민이 137일 동안이나 억류되어 온 사실은 정부의 외교력의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평양방문으로 거둔 또하나의 성과다.
정부는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북특사로 방북하면서 미국국적 여기자 2명의 석방시킨 점을 놓고 미국과 긴밀한 연락과 소통을 했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한 발표였다.
또한 현 회장의 평양방문을 놓고 대북특사가 아닌 민간차원의 평양방문이라고 애써 외교력의 단점을 감추려고 애썼다.
현재 현 회장의 방북 일정과 행적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내용도 알려진 것이 없다.
정부가 남아있는 과제는 납북된 연안호와 1년이 넘게 중단되어 온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의 재개다. 그러나 이 문제도 현 회장의 손에 달려 있다. 또한 북한이 주장하는 과도한 개성공단 토지사용료 인상과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인상에 대해 어떻게 해결점을 찾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현 회장이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만일 만났다면 정부가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인이 정부가 풀지 못하는 과제를 풀었다는 것이 정부 외교력의 오점을 남기면서 대북특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은근히 결과를 기대하는 모습도 정부답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유 씨의 석방으로 한 고개를 넘은 대북관계는 또다른 고개가 기다리고 있어 정부 외교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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