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여권과 한나라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 전 지사를 집권 2기 총리로 등용하려는데에는 ▲여권내 대선 주자의 조기정리 ▲6·5재보선를 비롯한 영남권 교두보 확보 및 안정적 국정운영 등 나름대로 다중적인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이 지난 1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혁규신임 경제특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접견실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 김혁규 경제특보) |
총리등용으로 대권 꿈 접어야…
노무현 대통령이 벌써부터 차기 대선주자의 조기 정리에 나선 것은 여권내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야망과 무관치 않으며 이를 방관할 경우 정동영의장, 김근태 원내대표 등과 차기대권 주자군을 형성·치열한 세싸움이 예상돼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데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02년 모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 경제가 대단히 중요하므로 차기 대통령은 기업 CEO 경험과 정치가적 CEO 경험을 겸비해야 한다. 도지사는 이러한 경험을 종합적으로 트레이닝하는 자리다”라고 밝혔다. 또 김 전 지사는 당시 이회창 총재에 맞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으며 “멕시코의 폭스 대통령,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중국 장쩌민 주석, 대만 천수이벤 총통 등 지방 행정가 출신이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는 사례까지 들어가며 ‘준비된 CEO 지도자’임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 전 지사의 정치적 눈 높이는 경상남도지사의 안정된 위상을 포기한 채 지역여론과 한나라당의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15일 한나라당 탈당과 경남지사 사퇴를 선언한 후 열린우리당 입당 등의 행보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대통령은 이런 김 전 지사를 차기 총리에 등용하게 되면 여권내 지지기반이 취약하고 올 나이가 65세(1939년생)라는 점 등을 간파한 김 전 지사가 대권의 꿈을 접고 열린우리당의 영남권 교두보 확보와 차기 국정운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를 김 전 지사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경제마인드·행정경험 등 갖춰
국정운영에 상당한 도움기대
노무현 대통령은 차기 총리감은 경제마인드와 행정경험,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도 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함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김 전 지사가 적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을 지낼 정도로 미국에서 기업경영 경험을 쌓아 경제 및 세계화 마인드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내리 3번의 경남지사 당선으로 인한 국정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대통령은 여기에다 부산 출신인 김 전 지사의 발탁은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 토대의 강화와 지역주의 청산 차원을 위해서도 딱 맞아 떨어지는 인물로 평가하고있다. 이에따라 노대통령은 김 전 지사의 총리임명이야말로 6·5재보선과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 2006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위한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총선에서의 김 전 지사의 활동은 이미 확인되고 있을 뿐 아니라 김정길. 김두관 전 행장부장관, 이강철 영입추진단장 등 영남권 실세들이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한 것 등도 노대통령이 김 전 지사에게 의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민철 기자 chuki2@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