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다양성의 무지개가 떴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성적 소수자들과 그들을 옹호하는 ‘친구’들의 잔치 ‘퀴어문화축제’가 6월17∼30일 종로 및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다. 이성애주의에 의문을 품고 다양성에 대해 외치는 이 행사는 아웃사이더을 대변하는 장으로, 권위주의와 주류사회에 대한 전복과 도전의 의식으로 성장해왔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인권의 핵심적 가치는 자유와 평등이다. 자유란 국가 권력의 위법, 부당한 침해에 의한 ‘공포나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며, 평등이란 인종 성 국적 종교 장애 피부색 등과 같이 성적 지향에 따른 어떠한 차별을 말한다”며, “퀴어문화축제가 꿈꾸는 것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이 때의 행복이란 존엄과 가치를 지니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행복’의 중요성이다”고 슬로건을 해석했다.
행사 프로그램은 퍼레이드 영화제 전시회 토론회 댄스파티 등으로 구성된다. 꿈을 만드는 공장 ‘드림 팩토리’, 남성이반 모임 ‘man at work’,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사회 연구소, 민주 노동당 성 소수자 모임 ‘붉은 이반’, 버디마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회진보연대, 이반시티, 여성이반 풍물패 ‘바람소리’ 하이텔 동성애자인권 동호회 ‘또 하나의 사랑’,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 성적소수자들의 모임과 시민단체, 각종 문화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보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프로그램
이번에도 어김없이 거리 퍼레이드와 댄스파티가 열린다. 6월19일 토요일 오후 4∼8시 종로 4가 종묘공원에서 인사동 남인사 문화마당까지 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 총 3부로 나누어 개막행사, 거리퍼레이드, 축하무대로 구성된다. 댄스파티 ‘오늘만큼은!’은 이태원 소방서 뒤편 ‘G-spot’에서 퍼레이드가 끝나는 6월19일 8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된다. 일상의 장벽을 걷어내고 단 하루 모든 성 소수자들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모든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인정하고 자유와 평등의 목마름을 채우는 광란과 환희의 장이 될 것이다.
전시회는 몸을 주제로 펼쳐진다. 성 소수자들에게 몸은 다층적이고 전복적인 수많은 의미들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재현 안에서 삶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정체성이 아니라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삶과 존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간 성 소수자들의 몸의 정치학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제기간 동안 스타일큐브 잔다리에서 전시가 계속된다. 참여 작가는 나나퀴어스타, 모군오, 장미라, 지니아, 서한주, 소윤 등이다.
영화제는 6월25∼30일까지 일주아트 하우스 내 아트 큐브에서 개최된다. 90년대 보다 이제는 별반 어렵지 않게 퀴어 영화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영화제는 공감이 더 쉬운 아시아 영화를 마련했다. 적령기가 되면 해야만 하는 결혼, 남의 눈을 속이고 만나야 하는 연인, 내 자신을 당당히 밝힐 수 없는 상황들, 자신과 가족과의 얽힘으로 하지 못하는 커밍아웃 등 한국사회와 유사한 환경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좋은 계기가 될 듯 하다.
6월25일 저녁 7시30분에는 건국1호 빌딩 5층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1강의실에서 ‘한국에서 동성 결혼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이성애중심적인 결혼과 가부장제적인 가족문화로 인한 차별과 억압의 지점을 상세히 알아보고 현실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