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쌓여가는 검역, 유통체계
중국산 납꽃게, 복어 등 농수산물에서 인체에 유
해한 물질이 발견되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수입 수산물의 통관
과 검역절차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국립수
산물검사소는 납꽃게가 수입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수사
에
의해 실체가 밝혀지자 뒤늦게 이미
통과된 수산물 등에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납성분을 검사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
로 이번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더라면 한 마리에 적게는 6개에서
많게는 40개의 납이 든 중국산 복어
와 납꽃게가 서민들의 식탁에 그대로 올랐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우리가 수입하는 수산
물의 40%를 차지하는 나라로 그동안 냉동아귀, 복어 낙지
드엥 부치를 늘리기 위해 물을 주입
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었음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협조조차 이
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수입수
산물 검역은 있으나마나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검역은 보통 서류, 관능, 정밀 등 세
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납은 관능검사에서
적발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동안 관능검사와 정밀검사조차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
다.
실제로 검역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16
개 항목의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
는
위생보다는 품질, 성분 검사 등에 치
우쳐 국민위생은 뒷전이다. 특히 수출국들의 압력으로 지난
98년 수산물의 휘발성 유기질소 검사
가 폐지되고 세균수 검사는 범위가 축소됐다. 또 다이옥신,
성장호르몬 촉진제 등 오염가능성이
농후한 항목들은 아예 검사에서 제외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환경
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시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시점에
서 우리의 검역당국은 검역기준을 강화하기는커녕 후퇴를 일삼
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검역체계가 불
안하다보니 우리의 수입수산물 정밀검사 비율은 외국에 비해 높
은
편이지만 정작 부적합 판정을 내리
는 비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
면 일본은 수출국에 검역관을 파견하고 현지에 상주시켜
어장의 수질상태와 질병 유무, 사료
관리까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들을 동원해, 검역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
런 시도는 엄두도 내기 힘들고 국내 검역에서조차 직원들의
인식부족과 검사인원의 부족으로 소
홀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역체계와 인력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공
통적인 견해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