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정기적 대화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을 정례화시키는 것도 좋지 않겠냐"며 "국회 식당도 좋고 시내 포장마차도 좋고, 장소, 형식, 의제를 가리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 변화를 강조하며 정치의 탈바꿈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정치야말로 미래를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정치라는 공직에 몸담는 것은 고귀한 헌신이고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선진국 진입의 걸림돌 취급을 받고 있다"며 "가쁜 변화에 함께 하기보다는 집안싸움에 골몰하고 있고, 더 넓은 바깥세상을 보지 않고 오로지 현미경으로 다음 선거만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이루는데 정치가 훼방꾼인 셈"이라며 "정치의 위기는 정치만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에 대해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사람은 많이 바뀌었으나 정치는 바뀌지 않았고 국민을 위해 고생하고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저자거리 싸움판처럼 국회는 비춰졌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의회폭력이란 말 자체를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폭력을 휘두른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케 하는 강력한 법적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개헌에 대해 "통일과 선진화 시대를 선도하는 차원에서 필요하고 선진국을 향한 새 헌법을 만들 때"라면서 "여야가 개헌처럼 중요한 의제로 머리를 맞대면 국회의 격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세종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모든 당원들과 모든 것을 터놓고 모든 것을 다 짚어가며 한나라당의 세종시 처방전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군사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며 "화해·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 국회예산결산위원회의 상설화 ▲ 공천개혁 ▲ 국민참여선거인단 제도 정착 ▲ 공천배심원제 추진 ▲ 모든 지역구 최소 한사람 이상 여성 공천 ▲ 사법제도 개선 ▲ ‘일자리 공시제’(가칭)를 도입 ▲ 보육료 지원 대상 중산층까지 ▲ 공교육 개혁 등을 제안 및 공약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88서울올림픽이 냉전체제를 무너뜨린 역사적 사건이라며 역사의 일을 왜고하는 발언을 했다. 올해 서울에서 예정된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위대성을 말하려고 시도한 발언이지만 역사의 기록된 일을 공식석상에서 왜곡하는 일을 만들게 됐다.
정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야당들은 알맹이 없는 연설이라며 정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 실망스러운 주장에 불과했다"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자초한 정치위기의 책임을 여전히 야당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했고, 친이-친박간의 집안싸움으로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책임은지지 못할망정, 국회 연설을 정적 비난에 이용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강조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한 개헌논의는 반대하고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적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당의 대표로 국정난맥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끝까지 남탓, 제도탓으로 일관한 실망스러운 연설이었다"며 "최소한 사과도 없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자고 한들 그것이 진심이라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정 대표의 국정현안 해법은 완전히 오도된 것이며 문제는 제도나 정책이전에 ‘정치’에 있으며 그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한나라당 자신의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정 대표가 연설에서 공언한 수많은 제도개선과 정책 또한 말잔치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도 정 대표의 연설이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연설이었다고 질타했다.
창조한국당 대변인실은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면서도 모든 국회파행을 야당에게 떠넘기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사법부 개혁은 부르짖으면서 전근대적인 검찰개혁은 외면했고 국회폭력은 야단하면서 여당의 날치기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기에 한마디로 공허한 메아리가 된 연설이었다"고 비난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거대여당의 대표연설로서는 소심하고 포용력이 결여된 부실한 내용이었다"며 "피의사실 유포문제, 자의적인 기소독점, 먼지털이식 수사 등 고질적이고 전근대적인 검찰개혁 문제는 외면하고, 판결 몇 가지가 맘에 안 든다고 사법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면, 허공에 외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폭력이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와 근절대책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언급도 없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안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 자체가 포퓰리즘에 근거한 한나라당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도 박선영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의총장에서나 거론해야 할 계파문제와 당원문제, 공천문제 등을 왜 국회본회의장에서 장황하게, 장시간 토로하나"라며 반문하며 "‘개방과 관용의 여야 관계’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를 존중해 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비전도 전혀 없었고, 각론이 없는 총론은 허망할 뿐"이라며 "알맹이가 전혀 없었고 매우 미흡했다"고 절하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설득이 아니라, 박근혜 의원에 대한 일방적 비판과 폄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당황스런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의원총회 또는 사석에서 해도 될 얘기를 대국민 연설 형식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황당하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더구나 뜬금없는 개헌제안, 국민들이 별 관심도 없는 정치구조 변화에만 초점이 가 있는 개헌제안은 명분, 내용, 시기 등 모든 면에서 부적절했다"며 "사회경제 정책이나 민생정책에 대해서 정 대표는 대단히 부실한 대책, 하나마나한 얘기, 실효성 없는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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