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해이다. 계수(癸水)는 물로서 검은색이고, 묘목은 토끼띠를 나타내기에, 계묘를 검은 토끼라고 한다. 사주학에서 계수는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물로 생명체를 살리는 근원이다. 계묘는 식신(食神)으로 생명체 전체를 살리는 천을귀인(조력자)이다. 식신은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 생활력이다.
계묘년 검은 토끼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부지런한 식신이다. 식신은 과시하거나 낭비하지 않는다. 식신은 일하는 행동력이며, 사람을 사랑하는 능력이며, 새로운 문물을 창조하는 재능과 기술이다. 그래서 2023년 계묘년에는 서로를 배려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근면하게 일하고 절약하면서 살 것이다. 사주에서 겁재는 힘 자랑으로, 상관은 잘난 척으로, 편재는 돈 자랑을 하는 편인데, 식신은 겸손하게 자기 분수를 지키며 실리적으로 산다.
2023년 계묘년은 토끼띠의 해이다. 토끼는 작지만 귀엽고 활동력과 먹성이 좋고, 나대기도 하지만 겁이 많다. 그래서 계묘년 토끼는 일을 크게 벌이거나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자기 분수를 알고 적정선에서 실제적인 일을 하면서 실용적인 돈을 벌려고 할 것이다. 토끼는 지혜로운 꾀로 위기를 넘기는 동물이므로 2023년 계묘년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잘 넘기기 위해 대다수가 근면하게 자기 실속 챙기면서 현상 유지하는 삶을 살 것이다.
사주에서 식신(食神)은 먹고사는 기술, 주는 사랑, 생명체에 대한 동정심이다. 계묘년 자체만 놓고 본다면 천간(天干) 계수가 지지(地支) 묘목을 생(生) 하면서 길러내기에 먹을 복이나 일복이 좋다. 식신은 자기 힘으로 벌어먹는 재주로 알뜰하고 정(情)도 많지만, 식신이 화나면 관성(기존 질서)을 극(剋) 하기에 관(官)에 저항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2023년에도 관성(정치)은 이래저래 말이 많을 것이다. 사주에서 식신은 식신생재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관성(정치)이 잘못하면 고치려는 개혁의 기질이 있다.
2023년 계묘(癸卯)는 천을귀인이다. 천을귀인은 일간을 돕는 조력자로 행운의 신(神)이다. 2023년 계묘년 식신 천을귀인은 갈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타협하면서 더 나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력하는 기운으로 움직일 것이다. 검은 토끼 식신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능력이고, 천을귀인(조력자)이 이런저런 작은 문제들을 무난하게 해결할 것이다. 계묘년 식신은 십이운성으로 장생(長生)이다. 장생은 활동력이 좋고 건강하고, 식신은 문화 예술 방면의 창작력도 되기에 개인의 창의적 성과물이 훨씬 더 많이 생산될 것이다.
계묘년 검은 토끼 식신(기본생활)은 식신생재(食神生財)로 부(富)를 늘리기도 하면서 부조리한 관성(정치)을 고치면서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다. 상관(傷官)이 승패(勝敗)를 가르면서 관성(정치)을 고친다면, 식신은 합의로 관성(정치)을 고치려고 한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도 식신이었지만 임인년은 십이운성이 병지(病支)라서 아픈 일이 많았다면 2023년 계묘년 식신은 십이운성이 장생(長生)이라서 모두를 살리는 쪽으로 정치사회가 움직일 것이다.
계묘년과 합이 되는 글자는 무술(戊戌)이다. 무술은 계묘를 만나면 무계합화(戊癸合火), 묘술합화(卯戌合火)를 해서 화기운(火氣運)이 되어 계수에게 재성(財星)이 되기에 돈을 벌 수 있게 한다. 계묘와 부딪치는 글자는 기유(己酉)와 정유(丁酉)이다. 기유와 정유는 계묘와 계기충(癸己沖), 정계충(丁癸沖), 묘유충(卯酉沖)을 하기에 한쪽은 깨지고, 한쪽은 아프기에 기유와 정유는 계묘년에 몸이 아프거나 돈을 손해 보거나 인간관계에서 힘들 수 있으니까 건강, 돈, 행동, 말을 조심해야 한다.
계묘년의 묘목(卯木)은 인묘진(寅卯辰) 방합, 해묘미(亥卯未) 삼합, 묘술합화(卯戌合火)를 하기에 사주에 나무 기운과 불기운이 필요한 사주는 계묘년에 좋은 일이 생긴다. 합은 화합하기에 자기 고집을 내세우지 않고, 상황에 협력하면서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한다. 묘목은 유금(酉金)과 충(沖)을 하기에 사주에 유금이 있는 분들은 건강, 말, 행동, 인간관계를 조심해야 한다.
계묘년의 검은 토끼는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서 꾀를 내며 살아남기에 자기 분수를 알며, 자기 깜냥으로 산다. 계묘년의 검은 토끼처럼 정치 경제 사회가 먹고사는 문제를 슬기로운 꾀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문화 방면에서는 개성 있는 창작물들이 창조되기를 바란다. 식신이 재성(경제)을 살리고, 부조리한 관성(정치)을 고치고, 올바른 관성이 인성(문화)을 살려서, 비겁(사람)을 돕고, 비겁이 식신을 생(生) 하면 2023년이 평화로울 것이다.
그런데 관성(정치)이 불합리하다면 2023년 계묘년에도 정치는 오리무중일 것이다. 식신(기본생활)이 관성(정치)을 극(剋)하고, 관성이 비겁(사람)을 극하고, 비겁이 재성(경제)을 극하고, 재성이 인성(문화)을 극하고, 인성이 식신(의식주)을 극하면, 2023년에도 갈등이 삶을 지배할 것이고, 새로운 문명이나 문물이 창조되지 못하고 삶의 방향 제시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계묘년 검은 토끼는 식신(먹을 복), 천을귀인(조력자), 장생(건강하게 오래 삶)이기에 2023년이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글쓴이=김현희(<명리학그램1.2.3.4> 저자, 시집 <소식주의> 저자)
2016년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상
서정문학 작가협회 회원
<한국대표서정시선> 공저자
명리학 칼럼니스트
저서 : <명리학그램 1-작은 인문학> (2019)
<명리학그램 2-사주통변론> (2020)
<명리학그램 3-사주통변술> (2022)
<명리학그램 4-12운성론> (2022)
시집 : <껍질의 시> (2020)
<고수(高手)> (2021)
<견유주의> (2021)
<소식주의>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