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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AI시대 ‘인간 본연의 길’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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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윤리-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 12월 4일부터
12인 작가 ‘인공지능시대 인간의 정체성과 인권’ 다뤄
참여 작가 강현욱, 김정희, 노진아, 두민, 박관우, 양아치, 염지혜, 오원배, 오주영, 우주+림희영, 이민수, 이예승

 

 

인간이 만든 윤리와 규정은 인간의 삶을 올바르게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시가 마련되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올해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을 마련한다. 


전시 제목인 ‘인공윤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라는 뜻과 ‘인간을 지배하는 윤리’라는 뜻이 얽혀 있는 조합어. ‘인공윤리’를 화두로 성찰하고, 이를 대중과 함께 탐색하며 공론화하기 위한 전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며 인권이 유린되었던 곳이다. 어둠의 공간이었던 이곳이 오늘날 생명을 얻어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을 생각하면, 장소성과 역사성에 맞춤한 전시로 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호 교수(중앙대)는 “상대적이고 불확정한 오늘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는 용어로 채택했다”면서 “부제로 정한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는 혼돈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걸어야 할 본연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또 원종현 관장은 “기술개발과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조차도 인간은 변함없이 자신이 지닌 생명의 가치와 인격의 존엄함을 위해 깨어있는 존재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본 전시는 대변한다”면서 “내방객들에게 ‘인간의 길’이라는 무겁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대해 사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시의 의의를 강조했다.


참여 작가는 현대미술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현욱, 김정희, 노진아, 두 민, 박관우, 양아치, 염지혜, 오원배, 오주영, 우주+림희영, 이민수, 이예승 등 모두 12명. 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소재와 매체로 ‘인공지능 시대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물’,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발언하는 작품을 출품했다. 


출품 작품의 경향은 다양하다. 초대 작가들은 자신의 소재와 매체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물,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생명, 기술, 여성, 인간, 불안, 윤리, 규범, 신체 등의 소재들은 이들 작가의 작품에 흐르는 키워드들이다. 표현 매체도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한 첨단 영상 작업에서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 기법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다양하고 개별적인 소재와 매체를 한데 묶는 공통분모는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의식이다.


강현욱은 12개의 스피커를 나란히 세워놓은 사운드 설치작업 ‘흐려진 약속’을 선보인다. 각각의 스피커에서는 구글 번역기에 의해 다국적 언어로 번역된 ‘인권선언문’(1789)이 인공지능 앱이 내는 기계음으로 송출된다. 뒤엉킨 소리들은 관객들을 불편한 사색의 영역으로 안내한다. 인권 선언들이 과연 인류를 올곧게 견인하고 있는가를 작가는 묻는다. 


김정희는 스테인리스강 철사로 조형한 인물 조각 시리즈를 선보인다. 높이 3.6m의 거대한 인물상 ‘Space 2022-IDEA’를 포함한 6점의 인물상들은 속이 텅 비어있으며, 주변 공간이나 물이 채워진 반사거울의 구조물과 어우러진다. 인간의 존재와 그 본성의 세계에 대해 사유토록 안내한다.

 


노진아는 인공지능에 의해 관객과의 대화가 가능한 인형 작품 ‘제페토의 꿈’을 선보인다. 사이보그 인형은 다양한 기계장치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관객과 음성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피노키오의 동화를 작품에 도입했다. 인공생명의 탄생이라는 제페토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두민의 출품작은 ‘어머니의 신경망’이라는 제목의 대형 그림 한 점과 생명 탄생의 과정을 보여주는 다섯 대의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를 제작하는 첨단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해 태아와 탯줄이 뒤얽힌 가상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이를 기반으로 작가가 다시 그림을 그려 두 개의 이미지를 직조(織造) 기법으로 묶어냈다. 

 


박관우의 ‘인간의 대화 1’은 인물 이미지를 담은 두 대의 모니터를 마주 보게 설치해 대화를 나누게 하는 작업이다. ‘인간의 대화 2’에서는 모니터 하나를 거울로 대체해 놓았다. 대화의 상황은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에서 착안한 것이라 한다. 이들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일으키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로 수렴된다. 

 


양아치는 메인 전시관인 ‘콘솔레이션홀’의 네 벽면에 4채널 영상작업 ‘Sally’를 선보인다. ‘매개의 기능’이라는 미디어의 속성에 관심을 두고 활동해 온 그는 ‘메타 휴먼’인 샐리를 통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스마트시티,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의 기술과 그 기술에 감시와 통제를 당하는 인간의 문제를 풀어낸다. 

 


염지혜는 단채널 영상인 ‘마녀사냥’과 ‘미래열병’ 두 점을 소개한다. ‘마녀사냥’은 중세의 흑사병 이후 재난의 그늘 아래 드리워진 혐오와 폭력의 비밀을 현대적 자본 권력과 연계시켜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미래열병’은 20세기 초 미래주의 운동에서 시작되어 파시즘과 세계대전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로 확대되어 온 과학 만능의 맹신과 인권 침해 상황을 폭로한다. 

 


오원배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이라는 화두를 전통적 회화의 방식으로 표현한 두 점의 신작을 내놓았다. “인간의 몸짓이 언어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작가는 기술 메카니즘에 의해 억눌린 인간의 무력감과,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인체의 몸짓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인공윤리와 인간과 인공지능이 힘겨루기 하는 작품도 내놓았다. 

 


오주영의 작품은 비평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 지능 시스템을 보여주는 5대의 모니터로 구성했다. ‘버스마크(Birthmark)’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비평가’가 주어진 미술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해 낸다. 각각의 모니터는 인공지능이 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과정과 인식과 해석의 결과로 정리된 문장을 비평문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주+림희영은 ‘새’와 ‘호모 캐피탈리쿠스’라는 제명의 키네틱 조각 설치물 2점을 선보인다. 날개를 퍼덕거리는 새의 모습이거나 생존에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모습이 거기에 있다. 모터와 인체 감지 전자장치로 움직이는 작품들은 기형적 현실에서 야기되는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보여준다. 시멘트 덩어리와 기계 사이에 끼어 엉긴 머리카락들은 기묘한 소음을 발생시킨다. 

 


이민수의 조각은 묻는다. 인간의 존엄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강렬한 물성의 원초적 형태를 지닌 인체 조각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질문한다. 고통과 두려움 속에 역설적으로 피어나는 희망과 환희가 보인다. ‘다시’는 작업 중 추락사고의 고통과 두려움을 극복한 결실이다. ‘원’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가 된 두 개의 신체, ‘주’는 자유의지의 표상을 나타낸다.

 


이예승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과 사물의 ‘공생과 상생’을 이야기한다. 작품 ‘Floating Scenery’는 가상현실에 의해 심화되는 삶의 모호성과 혼종성의 개념을 전시장 바닥에 투사된 영상 풍경으로 연출해낸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터랙션 센서와 QR 코드로 구성된 영상 설치작업은 관객들에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다양한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시장에는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948년)과 로마 인공윤리 백서(Rome Call for AI Ethics, 2020년) 등의 시각 자료도 선보인다. 전시는 12월 4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사진 =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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