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00번째 평화상 수상, 민주주의·인권증진·남북화해 물꼬트기 큰몫차지
김대중 대통령이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는 10월13일 한국시간 오후6시를 기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대통령은 한반도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선 일곱 번째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됐다.
남북화해 기여 공로가 결정적 요인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가장 결정적 요인이 된건 물론 한반도 냉전종식의 첫물꼬가 된 남북정상회담으로 알려진다. 노르웨이 오슬로 소재 노벨연구소에서 가진 수상자 발표를 통해 군나르 베르게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암울했던 군사독재 시절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증진을 위해 헌신했고, 특히 지난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틈으로써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힘으로써 이같은 사실은 더욱 공고화됐다.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리게 될 수상식에서 김대통령은 1901년 최초로 앙리뒤낭과 프레데리크파시가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한 이래 81번째의 수상자로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함께 상금 9백만 스웨덴 크로네(10억2천만원)를 받게된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1901년 이 상이 제정된이래 올해로 꼭 1백주년이 되는데다 무엇보다 지난 87년부터 14년연속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내렸던 기나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도 크게 주목된바 있다.
특히 올해 노벨평화상은 역대수상 후보가운데 가장많은 후보인 1백50명(15개단체 포함)이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여 눈길을 모았는데 마지막까지 중동의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클린턴 미대통령과 99년 나토의 유고공습시 정치해결사였던 핀란드의 마르티 대통령,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중재자로 시선을 모았던 전 미국상원의원 조지 미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김대통령의 수상결정은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인 최초수상이라는 명예를 안은 김대통령은 수상자선정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40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 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국민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전함으로써 수상소감을 대신하기도 했다. 외신들 역시 “국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한반도에서 최초로 전쟁위협을 사라지게 한 공로가 인정된 것이며 남북간 화해분위기에 속도가 붙을것”이라고 전해 이번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으로 남북한 화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이 더욱 가시화 됨은물론, 한반도 평화정착도 급류를 탈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평화정착 급류 탈 듯
김대통령의 이번 노벨상 수상은 작게는 유신시절 그가당한 각종 인권탄압과 납치, 또 80년 신군부 시절의 사형선고 등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40년 가시밭길에 대한 보답이자 대외적으로는 남북관계의 또다른 장을여는 촉진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여론은 유감스럽게도 ‘기쁨’ 그자체에만 맞춰지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냉전시대를 벗어나 남북의 평화체제를 위한 초석을 쌓고있는 정부의 대북정책과 함께 위기의 국내경제를 대통령이 나서서 챙겨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 민심은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영광을 안은 40년 민주화운동의 주인공 김대통령이 흐터진 여야를 포용, 작금의 경제난국을 돌파해 나가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오늘의 수상이 앞으로 더욱 매진하라는 채찍으로 안다’는 대통령의 소감역시 바로 이 민심이 바탕이 되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현은미 기자 emhyun@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