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장은 분명 난사람이야. 대통령이 되든, 못되든 역사가 그 사람을 기억할거구 말고. 허 거참 차라리 청계천 사업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으니 대통령 안나온다 하면 오히려 찍어줄 듯도 싶은데 말야.”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열린 국회 행자위 서울시 국감장에서 여유만만한 답변태도로 다시한번 대권주자 굳히기에 성공했다는 여론이 왕왕하던 날, 그를 익히 알고 있는 한 학자가 뼈있는 말을 건넸다.
“청계천사업 하나만으로도 역사 남을텐데…”
‘청계천 대통령’으로만 남아도 충분한 업적을 달성한 이 시장이 왜 구정물같은 정치권에 들어가 아귀 대권다툼을 벌이려 하는지 의문스럽다는게 이 노학자의 일변이었는데.
예상했던대로 이날 서울시 국감은 건설교통부와 마찰을 빚고있는 뉴타운 개발과 관련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되기도 했지만 대권후보 이시장을 의식한 한나라당내 친박과 반박 의원들의 질문공세도 만만찮은 볼거리여서 주목됐다.
열린우리당 최규식 의원은 “그동안 뉴타운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과정이 더디고 실질적 성과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반박(博)진영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시장의 대표적 업적인 청계천 복원공사부터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 뉴타운 건설에 이르기까지 시의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 여당의원 못지않은 가시눈길을 보냈다.
청계천 사업과정에서 보여진 이 시장의 리더쉽을 부각하며 당내 유력한 대권주자임을 강조한 친박파와는 말그대로 뚜렷한 명암을 보였던 셈.
한나라 친박-반박 의원 나뉜 서울시 국감
청계천 복원과 관련 반박(博)계열 김정권 의원은 “청계천 복원이라는 화려한 성공의 뒤에 그늘진 문제가 있다”며 “최근 추락사 사건에서 보듯 보행객 안전과 이동권 문제, 지체 장애인 접근 문제, 발굴된 석조문화제 훼손 문제 등이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북도당 위원장인 권오을 의원은 이 시장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칼질의를 던졌다. 권 의원은 “교통체제개편에 따른 시내버스 적자가 당초 1천900억원을 상회한 2천3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며 “준공영제 운영에 따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청계천변에 조성된 안전통로의 폭이 좁아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상존한다며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박(博)계열 의원들은 “이 시장의 청계천 복원이 너무나 감동적”이라며 이 시장의 “CEO형 리더십을 극구 찬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김기춘 의원은 “청계천 복원이후 산책을 해보고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지난 1일 새물맞이 행사에 노무현 대통령 내외도 참석하고 서울시민뿐만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였는데 YTN에서만 중계했다. 이 시장이 너무 조명을 받을까 인기가 높아서 그런게 아니냐, 여당 출신이라면 한 방송국에서만 중계를 했겠느냐는 국민적 의구심도 낳았다”는 불만도 함께 터트렸다.
유정복 의원도 “나도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 참석해 역사의 현장을 지켜 봤다”며 “친환경적일뿐만아니라 경제적 효과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