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리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의 핵심 프로그램이자 매년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디지털 삼인삼색 2011>의 윤곽이 드러났다.
2008년 아프리카, 2009년 아시아, 2010년 아메리카 대륙에 이어 올해의 삼인삼색 프로젝트는 예술로서의 영화의 발상지라 일컬을 수 있는 유럽 지역으로 향한다.
유럽 대륙의 세 거장이 참여하는 <디지털 삼인삼색 2011>은 디지털 매체가 가능케 할 미학적 극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관객들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다양한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프로그래밍으로 세계 영화계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0년에 처음 시작된 이래 전주국제영화제부터 매년 선보이고 있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 세계 거장감독들 중 전주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세 명의 감독에게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월드프리미어 상영을 전제로 작품 당 5천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각각 30분 분량의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전 세계 영화제 초청상영과 국내외 배급이 진행되어 왔다.
제임스 베닝(미국), 드니 코테(캐나다), 마티야스 피녜이로(아르헨티나)가 참여한 <디지털 삼인삼색 2010>은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를 비롯해 캐나다, 덴마크, 오스트리아, 아르헨티나 등지의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전주국제영화제를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해 왔다.
2011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선택은 영화의 물성을 탐구하는 모던시네마의 ‘투사’ 장-마리 스트라우브, 경계를 넘나들며 타자와의 조우를 감행하는 ‘모험가’ 클레어 드니, 에세이스트의 태도로 삶의 신비를 발견하는 ‘산책자’ 호세 루이스 게린, 세 명의 유럽 거장이다.
장-뤽 고다르, 알랭 레네와 더불어 유럽 모던 시네마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거장으로 손꼽히는 장-마리 스트라우브(1933년 생) 감독의 <후예 A Heir>는 <로트링겐! Lothringen!>에 이어 다시 한 번 모리스 바레스의 원작을 토대로 작업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두 개의 버전으로 완성되어 모두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서정성과 현실의 냉혹함을 결합시킬 줄 아는 감독으로 칭송받기도 한 클레어 드니(1948년 생)는 네덜란드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도망쳐 열대우림에서 살아온 알루쿠족 출신의 금광업자 이야기를 담은 <알리바를 위한 알리바이 Alibi for Aliba>(가제)를 통해 아프리카 식민주의의 역사에 대한 비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실비아의 도시에서>와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로 이미 2008년 전주를 방문한 바 있는 호세 루이스 게린(1960년 생)은 특유의 에세이적 스타일로 동시대 다큐멘터리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감독으로 <1900, 이웃 이야기 1900, A Neighborhood Story>(가제)에서는 게린 자신이 두 건물 사이에 있는 나무의 변화를 창문 너머로 관찰하면서 알게 된, 집요하게 연습을 계속하던 한 바이올리니스트에 관해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