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월 ‘이 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신독엔지니어링(주) 박종안(55) 대표를 선정했다.
국가경제발전의 숨은 주역을 선정하는 ‘이 달의 기능한국인’ 쉰 한 번째 수상자 박종안 대표는 1997년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응용한 차체 용접 로봇시스템 개발에 성공, 차량의 대량생산에 필수적인 로봇용접 자동화 설비를 국산화 한 주인공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고가의 자본재를 선진국으로부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입했던 것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개발이다.
대구에서 3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대표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아이스께끼’ 장사에 나섰고, 중고교 시절 내내 신문과 우유를 배달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생계에 매달리다보니 학교 생활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중학교 입학 당시 수위를 다투던 성적은 어느 새 바닥을 맴돌았고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국 인문계를 포기하고 경북 공고로 진학하게 된다.
학비가 면제되는 기능훈련생이 된 그는 낮에는 수업을 받고 저녁에는 기능훈련에 매진했다. 매일 자정이 넘도록 기계와 씨름한 결과, 대구 경북기능대회에서 선반 직종 부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고 졸업 후 코오롱에 입사한 그는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코오롱 생산성 대상’도 수상했다. 군 제대 후에는 영남대 기계공학과에서 만학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그 즈음 박 대표는 모교 은사님의 추천으로 금오공고 교사가 되고 이후 대중금속공고로 옮겨 10여 년 간 교직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그는 돌연 안정적인 교사직을 그만둔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가르치는 일에 회의가 들거나 한 것도 아니었고요. 다만 제 몸에 녹아있던 기술을 직접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 교사로서의 경험 등을 더하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거죠.”가르치는 일도 보람 있었지만 자신의 기능을 현장에서 꽃피워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기능을 익힌 아이들이 꿈을 펼칠 일터를 만들고 싶었다.
주위의 반대도 있었지만 지인들은 그의 뜻에 공감하고 응원해 주었다. 형님께서 빌려주신 2천만원과 직원 2명으로 시작된 기계부품제작 사업은 조금씩 커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부품 생산에서 치공구 분야, 자동화설비 제조업으로 보폭을 넓히며 오늘에 이른다. 큰 욕심 없이 차근차근 이루어낸 결과다.
그가 이끄는 신독엔지니어링(주)는 자동차 차체용접의 자동화설비 전문생산업체로서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말레이시아 플로톤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을 포함해 연매출이 168억원에 이른다.
2010년에는 중국으로 진출, 자동차부품 및 로봇용접 자동화설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350억으로 잡을 만큼 가파른 성장세다.
회사는 자동차 차체용접의 자동화 설비 생산에 필요한 설계 속도와 용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일찍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보강하는 설비 투자에 힘썼다.
그 결과, 각종 자동차 부품을 정해진 위치에 맞춰 조립하고 용접하는 로봇용접 자동화설비인 ‘로봇웰딩 FA 시스템(Robot Welding FA System)’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1대를 완성하려면 6천5백회 이상의 용접이 필요한데 한 치의 오차 없는 정밀한 작업을 위해 로봇이 투입되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소속 직원들의 지방 및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를 후원하면서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기능을 발전시키도록 독려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민들레 장애인문인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지원하는 등 기술․인간존중의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또 이업종중앙회 법제상임위원장을 맡으면서 기업과 기업인의 교류 촉진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