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이지콘(주) 성일휴(사진, 50세) 대표가 선정됐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채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성일휴 대표는 31년간 끝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엔진발전기 제어분야의 국산화에 성공, 기술 발전 및 원가 절감에 기여한 기능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전기나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뭐든 분해하는 것이 취미였다고 유년 시절을 회상한다.
“뒷산에서 주운 나무와 시멘트로 역기를 만들어 보기도 했고, 집에 있는 고철을 팔아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라도 얻게 되면 호기심에 한바탕 분해해서 내부를 들여다봤죠. 그래야 직성이 풀렸거든요.”
1960년, 전북 정읍에서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성일휴 대표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중앙직업훈련원(인천기능대학) 전기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취업이 보다 수월할 것이란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그곳에서 성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이론과 실습을 하면서 기능과 인연을 맺게 된다.
공업계 고교를 나온 다른 학생들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체계적인 교육에 열정이 더해지니 실력이 일취월장, 자격증(전기산업기사)도 취득하고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다.
졸업 후 성 대표는 당시 국내 최고의 발전기 제작사였던 대흥기계공업(주)에 입사, 설계실 막내로 시작해 6년간 엔진발전기 제어 분야를 전담했다.
설계와 개발 일에 싫증을 느껴 다른 업무를 동경하기도 했지만 한 분야에 몰두했던 노력이 ‘엔진 발전기 제어 분야 선두기업’이라는 지금의 타이틀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고백한다. 이후 그는 기술 연마와 함께 발전기 업계의 특성 등을 학습하며 꿈과 목표를 구체화시켰다.
“회사를 직접 설립해서 전기 기계 분야와 관련된 일을 제대로 해보고픈 욕심이 생기더군요. 개발뿐만 아니라 영업,생산 등 회사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미 설계 분야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던 터라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주)남방전기로 회사를 옮겼고 설계분야 뿐만이 아니라 기술 및 생산 총괄 업무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회사에서 배우는 모든 것이 창업의 기초가 될 것이란 판단아래 회사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노트로 정리하는 등 창업을 준비해 나갔다.
이후 창업자금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그만의 도전정신과 끈기로 드디어 1990년 5월, 이지콘(주)의 전신인 성진전기라는 회사명으로 창업했다.
창업 당시 낮에는 영업, 밤에는 개발 및 생산을 하는 등 1인 다역으로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러면서도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신생 기업이 의지할 곳은 기술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특허 2건 및 실용신안 5건, 국제규격 ISO 인증 등 다양한 기술 개발 업적을 이뤄냈다. 이후 수입품 모방에만 급급한 다른 업체들과 분명히 차별화되며 시장 내에 점차 이름을 알리게 된다.
창업 당시 엔진 발전기 제어분야의 선진국은 독일이나 일본, 프랑스, 영국, 미국 등으로서 당시 국내 기업 대다수는 고가의 수입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기의 질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발전기제어 산업이 덜 발전했고 다행히도 시장규모가 작은 이 분야에는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상태였다.
덕분에 회사를 키워나가기에는 수월한 면이 있었고 그는 계속 이 엔진 발전기 제어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팠다. ‘틈세시장의 공략’ 전략과 ‘기술을 향한 집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것이다.
수입제품 못지않은 좋은 품질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개발한 전략은 적중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엔진 발전기 제어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고 직원 18명에 연 매출 20억원, 수출액 6만 달러를 달성하며 국내 엔진 발전기 제어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게 된다.
성 대표는 직원 교육용 책자를 직접 제작해서 교육을 할 정도로 인력 관리에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직장이 아니더라도 개개인이 전문 기능인이 되어 자신의 분야에서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직원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컨소시엄을 체결하여 직원들의 기술 습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기술 분야에 있어서 연구개발은 기업을 이끄는 핵심입니다. 지금은 1위 일지언정 영원한 1위는 없죠. 1위를 지키려면 연구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기술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저는 CEO보다 CTO(Chief of Technology Officer)란 말에 더 애정이 갑니다.”
2006년에 도입된 '이 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로, 추천은 연중 수시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