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자신의 거취와 주민투표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번 대선에 불출마를 선언했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종용했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의 역사적 과업에 수해피해까지 겹쳐 번민과 결단이 매일매일 반복됐고 이제는 저의 진심을 밝히게 됐다”며 “어느 순간부터 제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저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에,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더 이상의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는 저 개인의 일이 아닌,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무분별한 복지확대는 유럽연합 전반의 재정건전성 저하를 가져왔고, 일자리와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실망한 나머지, 폭동을 자행하는 현실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 경제 충격 속에서 아직도 퍼주기식 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은 “민주당이 양극화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정서를 선거에 이용해 우리 아이들을 ‘부자아이’와 ‘가난한 아이’로 편 가르는 사회분열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며 민주당 서울시의원에 대해 공격적인 말을 했으며, “대안 제시나 실질적 해법보다는 어려운 분들의 경제적 박탈감을 부추겨 계층 갈등을 조장하는 참으로 무책임한 정당이 아닐 수 없다”고 질책했다.
오 시장은 “세계경제의 자욱한 먹구름 속에 우리는 대한민국 미래를 분명히 결정해야 하고 24일 주민투표일이 그 결정의 순간”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 곳간에도 빨간불이 켜지기 전에 서울시민이 직접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야말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으로 대한민국의 재정건전성을 지키느냐, 과잉복지정책으로 미래 세대에 빚과 짐을 지우느냐를 가를 국가적 분수령이자 기로”라며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복지포퓰리즘에 누군가는 분명한 제동을 걸어야 하고, 투표불참운동에 혜안을 잃지 마시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과 포퓰리즘 제동을 위한 충분한 고민과 토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오 시장의 기자회견은 결국 주민투표 종종하는 회견이 됐다.
특히, 오 시장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소요사태가 무분별한 복지확대라고 말해 유럽의 소요사태를 호도했다.
애초 이번 기자회견이 오 시장의 거취문제로 알려졌으나 오 시장은 서두에서만 대선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말만했을 뿐 기자회견 내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투표하라는 투표 종용 기자회견이 됐다.
한편, 오 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오 시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었다>며 “그동안 ‘편가르는 사회분열과 선전전’에 급급해온 민주당 등 야당들은 근거도 없이 이번 주민투표를 ‘오 시장의 대권놀음’이라고 규정하고 투표불참운동은 선동해온 데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오 시장의 선언은 나라의 장래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오로지 득표에만 급급한 야당의 무책임한 퍼주기식 무상시리즈에 대한 대결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오 시장이 대선전략 차원이 아니라 지자체 장으로서의 고유임무에 충실하기 위한 순수한 충정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한나라당 입장을 밝혔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관련 입장발표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책임진 단체장으로서 있을 수 있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시장의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치하했다.
임 대변인은 “주민투표 시도로 재정 건전성과 무상 포퓰리즘을 막아야겠다는 의지에는 동감하나, 시장직 사퇴와 주민투표를 연결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이유 불문하고 주민투표 결과에 전적으로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임 대변인은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의해 촉발된 무상복지 포퓰리즘에 경종을 울리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만드는 잘못된 국정운영을 일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는 반대로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정부여당이 급하기는 어지간히 급했는가 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노골적으로 무상급식 투표를 꼭 이겨야한다고 거들고 나서더니 급기야는 오세훈 시장이 오늘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며 “오세훈 시장의 대선출마여부는 우리의 관심사항도 아니고 우리는 오 시장을 대선주자감으로 생각지도 않는데 무슨 뜬금없는 발표인지 모르겠다”고 오 시장은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압박하기 위한 오 시장의 대선불출마 선언은 서울시민을 또한번 우롱하는 것으로 진정성 없는 정치사기극일 뿐”이라며 “오 시장이 투표율 미달로 주민투표가 무효화되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서울시민을 위협하는 정치적 승부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변인은 “오 시장이 보편적 복지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려운 사람의 몫을 빼앗아가는 불평등 복지이자 부자 복지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복지에 대한 공부 좀 할 것을 권고한다”며 “오 시장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힘든 시민들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고 백해무익한 주민투표에 182억원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도 “오 시장은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복 차림을 한 이유를 묻자 ‘쇼’로 비치지 않기 위함이라는 말 한 바 있다”면서 “열흘 만에 자신의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을 보면 오시장의 발언의 신의를 따지기는 어려울 듯 싶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 직을 걸겠다는 대신 생뚱맞게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엉뚱한 변명으로 시장직을 유지하려 하지말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투표가 시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대선불출마를 밝혔다”며 “대선불출마가 오 시장 본인에게는 절체절명의 사안일지 모르나 그게 서울시민의 바람과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우 대변인은 “서울시민의 바람은 시장이 아이들 밥그릇 빼앗으려고 서울시민과 대결하지 말고, 시정을 정상화하여 민생을 돌보라는 것”이라며 “심지어 오세훈 시장은 선진국에서 공인 된 보편적 복지를 무슨 망국적인 정책인양 호도하였다. 오히려 보편적 복지가 잘 된 선진국일수록 국가재정도 건전하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오 시장은 비난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오 시장 또한 무상급식은 반대하고 수해방지 예산은 축소하면서도 겉치레 토목공사에는 시민들의 혈세를 쏟아 붓고 있는 자신부터 되돌아 봐야 한다”면서“주민투표가 서울시민들의 저항에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주민투표를 꼭 성공시켜야 망국적인 복지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이 대통령을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