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당내 유력 대권후보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 계열의 이재오(서울 은평을 3선)의원과 향후 1년 ‘즐거운(?) 동거’를 시작했다. 줄곧 자신을 보좌한 전 사무총장 김무성(부산 남을 3선)의원은 예상을 뒤엎은 표차를 기록하며 새 원내대표 선출에서 낙마했다.
지난 12일 당 소속의원 127명중 1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새 원내대표 선출결과는 72표를 얻은 이재오 후보 승. 친(親)박 계열의 김무성 후보는 50표를 얻는데 그쳤다.
반(反)박 이재오 원내대표 선출‘이변일까’
하지만 이재오 새 원내대표는 당선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더이상 친박, 반박은 없다”며 그간의 여론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언론이 더이상 반박과 친박으로 당의 분열을 보도 않길 바란다”며 “(자신이)비록 반박의 상징이긴 하나 당이 갈라지기 보다 당 안정과 단합을 꾀할 때인만큼 당 갈등을 조기수습하고 봉합하기위한 새 원내대표 역할을 위해 4년여간의 서울시장 경선 꿈도 접었음”을 강조, 시선을 모았다.
개정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이 한달간 이어져 온 가운데 실시된 한나라당 새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는 이 신임원내대표의 불편한 심기에도 불구 ‘친박 대 반박’선거임을 면키 어려웠다. 그렇다면 언론의 입맛대로 박 대표는 친박계열인 김무성-고흥길조의 패배와 함께 이재오-이방호라는 씁쓸한 파트너를 감수한 것일까.
예상외 결과로 ‘뚜껑’은 열렸지만 신임 이 원내대표는 당선직후 곧바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소극적인 사학법 장외투쟁 태도에 종지부를 찍으며 적극적인 박대표 지지를 과시하듯 ‘더 가열찬’장외투쟁 의지를 불살랐다.
신임 이 원내대표는 특히 사학법 재개정 투쟁과 관련 “사학재단이 학교를 사유화 하는것은 잘못이지만 정부의 지배구조안에 사학을 집어넣어서도 안된다”며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 정부여당과 사학재단, 야당의 명분과 교육의 희망을 찾는 대안마련이 관철될 때 까지 전국적 투쟁수위를 높이고 확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대표 호남,충청 공략 ‘백조’되다
한나라당은 과연 비주류, 반박 계열인 이재오 새 원내대표 체제로 변화를 꾀한 것일까. 신임 이 원내대표 당선 후 활짝 웃은 박대표의 표정에선 친박 김무성 후보의 탈락 아쉬움은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당선직후 그간의 소극적 태도를 탈피라도 하듯 적극적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밝힌 이 신임 원내대표가 반갑기만 할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박 대표는 이것 말고도 여전히 표정이 밝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와의 조인트 취약지역 나들이 내내 박 대표는 때로 싱글벙글, 때로 특유의 ‘수첩공주’모습으로 진지함을 더했다.
당 인재영입위와 박 대표의 호남,충천권 공략 투어는 1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를 시점으로 13일 전주, 16일에는 대전까지 이어졌다. 박 대표가 호남과 충청을 순회하며 지역정당이 아닌 공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새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는 반박의 이재오-이방호 의원조가 이후 1년간 박대표의 새 파트너임을 공고히 했다.
취약지역인 호남과 충청에서 박 대표가 웃은 이유, 반박 계열의 새 원내대표 선출이후 그가 다시 한번 여의도에서 웃은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