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양손입적을 통한 병역혜택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에 집중됐다.
여권에서는 박 후보에 대한 병역혜택 의혹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던 박 후보도 이날 토론회에선 "서울시장이라는 공직을 맡겠다고 나선 이상 당연히 검증을 받아야 하고 검증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두 후보의 기조발언에 이어 발언권을 얻은 정연욱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박 후보에게 바로 묻겠다"며 병역의혹을 둘러싼 전방위 공세의 물꼬를 텄다.
정 위원은 "박 후보의 병역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해를 낳은 측면이 있다"며 "양손입적과 관련해 박 후보 측은 작은 할아버지에게 아들이 있어서 그 아들에게 입적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 병역 의혹에 대한 진솔한 설명을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는 "호적이나 제적등본을 보면 다 나오는 얘기"라며 "나는 중학교 때 왕복 30리를 걸어다닌 굉장히 궁벽진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작은 할아버지에게 입적해 대신 제사를 지내도록 하기 위해 입적시키신 것이라 생각되고 대가 끊기는 집안이었을 때 양자를 가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양손 입적에 대한 설명은 미흡하다. 입적하는 과정에서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작은 할아버지는 사할린에 징용된 (입양동의를 해줄 수 없는) 상태인데 어떻게 입적을 할 수 있는 것이냐. 현행법은 그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13살이었던 내가 어떻게 당시 상황을 알 수 있었겠느냐"며 "1987년 양손으로 입양하는 규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판례 나왔다는데 그것은 오히려 그 이전에는 광범위하게 (양손입적이) 존재해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병역혜택을 위한 기획입양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그런 일들 많이 해보셔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이 외에 자신이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 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대가성을 갖고 거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부인의 디자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박 후보는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아름다운 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허투루 썼다면 지적할 가치가 있겠지만 잘 관리하고 잘 썼다면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기업들은 나의 영향력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 기부를 한 것이고 아름다운 재단은 기업들이 기부로 이름을 빛내는 것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그렇게 (일감 몰아주기)할 만큼 특별한 권한이 있지 않았다"며 "검증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근거도 없이 의혹 수준에서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집사람이 고통스러워 한다"고 항변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 창천동 주택 기부와 관련한 세금납부 내역과 거주하고 있는 강남구 방배동 전셋집의 임대계약갱신 내역 등에 대한 패널들의 자료요구에 "당연히 공개할 것이고 앞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요구하는 자료가 있다면, 얼마든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