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원로들이 모여 현재 파업중인 방송 3사 파업을 지지하는 선언을 했다.
시민사회원로들은 2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공정언론 쟁취를 위한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원로 선언’기자회견을 열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정동익 사월혁명회 의장, 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배은심 회장,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 52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재 파업중인 방송 3사와 더불어 파업중인 연합뉴스, 국민일보도 함께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 싸움은 이명박 정권을 박근혜 독재 체제로 연장하려는 음모와의 싸움”이라며 “언론인들이 이 문제에 앞장섰다. 이제 우리들이 이 싸움의 실체를 부각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70년대∼80년대 한국 출판문화를 살찌운 것은 독재정권이 학생, 교수들을 쫒아내고 언론인들을 해직시킨 덕이다. 여러분들의 고생이 단순히 언론매체 쇄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풍요에 자산이 되고 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배은심 회장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도 “공영 방송에 낙하산 사장을 임명하는 한 한국에는 공영방송과 민주주의는 없다”며 “언론자유는 곧 민주주의로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이강택 위원장은 “이 파업이 민주주의를 찾는 것이라는 말을 깊이 새기겠다”고 강조했고, MBC노동조합 정영하 위원장은 “민주화를 물려주신 덕택에 파업을 60일동안 하고 있지만 안 잡혀가고 있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KBS노동조합 김현석 위원장은 “리셋 KBS를 만들며 지난 세월동안 하지 못했던 권력 감시를 이제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YTN노동조합 김종욱 위원장은 “파업투쟁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히려 몸과 마음은 가볍다"며 “더 상쾌하게 파업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고, 연합뉴스노동조합 공병설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통해 언론이 장악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노동조합 조상운 위원장은 “함께하신 목회자 원로들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포기하지 않고 투쟁해서 교회를 바로 세우는 투쟁으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사회원로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이 끝내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면서 “곳곳에서 수많은 언론노동자들이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일찍이 그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단정지었다.
사회원로들은 “오늘의 이 엄중한 상황이 지난 4년 여 이명박 정권이 자행한 무차별적인 방송장악 공작과 언론탄압 책동 때문에 초래되었다고 본다”며 “언론노동자들도 입체적인 탄압을 받으면서도 저항의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마침내 이 정권의 방송장악과 언론통제에 맞서 탄탄한 배수의 진을 치고 공동 파업투쟁의 전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원로들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방송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되찾기 위한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투쟁으로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이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언론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기성 권력과 사회·경제적 강자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언론자유의 핵심이고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라고 강조했다.
사회원로들은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묻는다. 권력과 사회·경제적 강자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에 대해 과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이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책임있게 해법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이 문제 대해 측근의 등 뒤에 숨어서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계속 발뺌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책임있게 원상회복시키거나 사화 환원하는 방향으로 결단해야 마땅하다”고 주문했다.
또한 사회원로들은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 지도자들에게도 “언론자유가 백척간두에 서 있고, 공영방송 수호투쟁이 이미 두 달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승리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사태의 엄중함을 비해 안이한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며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 지도자들이 국민 앞에 책임있게 밝히고 실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회원로들은 “권력에 의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민주주의가 일시적으로 후퇴 또는 정체되는 듯 보이지만, 투쟁과 저항적 실천을 통해 성큼 2보 전진해 왔던 것이 우리 민주주주의 역사”라며 “비록 길고도 지긋지긋한 지난 4년이었지만 이제 그 어둠을 걷고 찬란한 승리의 여명이 통터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