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통 남성보다 사정을 빨리 하는 남성을 ‘토끼’에 빗대어 조롱하기도 한다. 토끼의 경우 평균 교미 시간이 3초 정도로 매우 짧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조루를 앓고 있는 남성 환자들은 원치 않게 토끼와 비교되는 것이다. 심지어 조루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조루증으로 착각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남성의 평균 사정시간은 5.4분이지만 인터넷 등에서 접하는 성인 음란 동영상 등에서는 무려 20분에서 30분가량 길게 나타나 스스로 조루라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잘못된 상식을 믿고 조금 더 길게 하고 싶은 마음에 위험천만한 민간요법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조루증’ 원인과 증상 파악한다면 치료 가능해
일반적으로 조루증은 약간의 성적 자극으로도 질 내 삽입 전, 삽입 당시, 삽입 직후 또는 개인이 원하기 전에 극치감과 사정이 반복적 혹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으로 원인과 증상에 맞춰 치료하면 증상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들은 수치심과 부끄러움 때문에 본인 스스로 해결하고자 잘못된 민간요법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알려진 민간요법을 살펴보면 성기의 감각을 떨어뜨리기 위해 때수건이나 칫솔 등 거친 물건으로 귀두를 문지르기, 콘돔을 여러 장 겹쳐서 사용하기, 음주 후 성관계, 괄약근 힘을 길러 억지로 사정을 참기, 커피에 소금을 타서 마시는 등이 있지만 조루증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때수건이나 칫솔 등 거친 물건으로 귀두를 문지를 경우 상처가 생겨 2차 부작용인 세균감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음주를 과하게 할 경우 조루증이 치료되기 보다는 발기부전이 동반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불쾌감만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괄약근 힘을 길러 사정을 참는 것은 시원한 사정을 방해하고 높게 형성된 압력으로 말미암아 정액의 역류나 전립선염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콘돔을 여러 장 겹칠 경우 느낌이 둔해진 만큼 사정 시간을 지연 시킬 수 있지만 성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커피에 소금을 타서 마시는 것 역시 조루증과 전혀 상관없다.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은 “흔히 조루증은 감각이 과도하게 민감해져 생기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정기관인 전립선이 과민해져 나타나거나, 과도하게 흥분한 자율신경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경우, 사정괄약근 쇠약해진 경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며 “잘못된 민간요법을 믿고 무턱대고 시행하기 보다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고 원인과 증상에 맞춘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면서 올바른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가장 흔한 조루증의 원인은 몸과 마음이 일치되지 않아 생기는 ‘심신불교(心腎不交)’다. 일종의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한 중추성(심인성) 조루로 삽입운동과 같은 구체적인 자극이 없어도 사정감이 들어 통제가 곤란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단순히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감각자극에도 흥분감이 커지고 삽입 전이나 삽입 직후에 바로 사정감이 올라오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유형은 간경습열(肝經濕熱)로 인한 조루증이다. 한방에서 생식기는 간경락이 지나가며 그 기능 또한 간경락의 지배를 받는데 이 경락에 습열과 같은 염증성 변화가 생기면
삽입 자극에 대한 생식기 반응이 예민해지는데 전립선과 주변조직의 부종, 울혈, 긴장이 구체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로 시청각 자극보다는 삽입이라는 구체적 행위 시에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고 사정하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장기간 무리하게 많은 성관계를 가지거나, 중독적으로 잦은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 성신경이 쇠약해져 사정까지의 지속시간이 짧아지는 쇠약성 사정조절장애인 신음신양구허(腎陰腎陽俱虛)도 원인이 될 수 있고, 과도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신경쇠약증상인 심비휴손(心脾虧損)등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정택 원장은 “전립선염 등의 비뇨기 질환에 의해 조루증이 나타났다면 원인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며 “원인와 증상에 따라 사정조절에 필요한 기술적 행동교정 등도 필요하다. 신체적 환경 개선과 꾸준한 심리적 지지가 필요한 만큼 혼자서 해결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