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E씨(35세)는 얼마 전 술 때문에 발기가 안되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었다고 고백한다. 부부관계시 발기 지속시간을 길게 하고 싶은 마음에 과음을 했다가 발기 자체가 안 된 것이다.
사실 적당한 음주는 불안감을 감소시켜 성관계시 사정 지속시간을 늘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과음하면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음주 후 성관계가 습관화 되면 성욕과 성반응이 감퇴될 위험도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술을 끊더라도 그 후유증이 몇 달 이상이나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월18일,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산토 토마스 대학과 스페인의 그라나다 대학 공동연구팀은 109명의 스페인 남성들을 상대로 술을 많이 마실 때와 음주량을 줄였을 때의 ‘남성 능력’을 비교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술을 줄이거나 끊더라도 과도한 음주로 인한 남성 능력의 저하는 몇 달 이상,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는 기존 연구들에서 음주가 남성 기능의 일시적인 저하를 불러온다고 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과음으로 인한 발기 기능 저하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발기부전 유발하는 술, 가능하면 멀리하는 것이 ‘이롭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는 음경이 커지고 단단해지는 ‘발기’가 이뤄져야 한다. 발기는 남성의 성기에 있는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들어온 후, 들어 온 일정 시간 동안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혈관의 입구가 수축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일성 수준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음경을 팽창시키는 신경전달 물질 분비에 이상을 유발해 음경이 정상적으로 팽창되지 못하고, 동맥을 통해 공급되는 혈류량도 줄어들어 일시적인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음주 후 남성들에게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문제는 만성적으로 과음을 하는 경우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과음을 지적하고 있는데, 인도의 코바이 메디컬센터의 무투사미 박사팀의 경우 음주와 생식 기능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한 결과 과음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전체적인 정자 수가 적으며 비정상 정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발기부전률은 71%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고 밝힌 바 있다.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은 “만성적으로 과음하게 되면 간에 지방이 쉽게 침착되고 간기능이 약해지며 혈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떨어뜨려 성욕억제작용이 나타난다”며 “술은 전립선 건강에 특히 해로운데 과음은 만성적인 전립선의 부종과 긴장,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발기부전과 조루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가능하면 과음과 폭음을 피하고, 만약 발기부전이 나타났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의 경우 발기부전의 원인에 있어서 명문화쇠(門火衰), 간양상항(肝陽上亢), 간신음허(肝腎陰虛), 습열하주(濕熱下注), 백음(白淫), 임병(淋病), 방로과다(房勞過多), 주상(酒傷) 등으로 구분해 치료한다. 과음으로 인해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 ‘습열하주’나 ‘주상’으로 보고, 생식기의 염증과 울혈을 해소하는 청열이습(淸熱利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
이 원장은 “적당한 술은 약주가 되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만큼, 음주로 인해 발기부전이 나타났다면 우선 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금주를 해도 발기부전이 회복되지 않는 다면 자발적인 수준에서 회복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거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하지 말고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음주와 같은 2차성 요인에 의한 발기부전은 대개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문제이므로 과도한 우려보다는 적극적 생활개선과 치료에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