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혔던 장마가 끝나가고 곧, 찌는 듯한 더위가 찾아 올 대한민국. 비가 그치고 조금만 날이 개어도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이럴 때 우리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하지만 더위를 씻겨주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시원함 뒤에 숨겨진 아찔한 독소(毒素)는 우리 건강을 서서히 위협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첨가물 종합세트
지난 3월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과 발효유, 가공유 45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당 최고치 : 240g/100g 당)은 탄산음료(당 최고치 : 131g/100g 당)의 당 함유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당이 우리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 소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충치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설탕이나 당을 과다섭취 할 경우 당뇨 뿐 아니라 혈당치가 급속하게 오르내리기 때문에 세포의 에너지 부족현상이 나타나 쉽게 피곤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자제력도 없어져 작은 일에 벌컥 화를 내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며 당 섭취에 주의를 요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운 여름, 먹음직스러운 수박모양의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알지 못하는 여러 첨가물이 포함된다. 단 맛을 내기 위한 ‘당’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하는 유지방의 원료 ‘트랜스지방산’, 물과 기름을 섞기 위해 첨가되는 ‘유화제’. 거기다 ‘황색4호, 5호, 적색4호’ 등 아이스크림은 첨가물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별다른 제재 없이 사용되고 있는 첨가물은 우리 인체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트랜스지방산의 과다섭취는 세포계의 교란과 뇌를 파괴함으로써 몸의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뇌졸증, 중풍을 비롯한, 심근경색과 협신증,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소비자 의식 변하면 생산자들도 자연스럽게 변할 것
그렇다면 ‘왜 첨가물이나 당을 넣지 않은 안전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지 않는가’라는 자연스런 의문을 품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첨가물 없이는 아이스크림의 형태가 나올 수 없다. 먹음직스러운 수박모양은커녕 우리의 혀끝을 자극하는 달콤함도, 아이스바 특유의 ‘아삭’하는 시원한 소리도 기대할 수 없다. 뜯자마자 녹기 시작하는 얼음덩어리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또, 천연원료만을 사용한 ‘웰빙 아이스크림’을 제작한다 해도 재료원가 뿐 아니라 유통, 유지에 대한 비용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제작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굳이 건강한 웰빙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안병수 소장은 “소비자의 의식이나 태도를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유기농 야채나 질 좋은 식품을 찾으면 기업이나 생산자들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바른 식품을 생산 할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첨가물로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설자리는 점점 축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싼 값에 혀끝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유혹에 빠져, 나와 내 아이의 비만과 건강을 위협 받을 것인지. 유혹에서 벗어나 건강을 지킬 것인지 소비자의 냉철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