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따먹기 하듯 7.26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올인했던 정치권에 한나라당 소속 여성정치인 세명이 부끄러운 자성을 촉구했다.
여성전진네트워크(대표 김영선 의원) 소속 김대표를 비롯한 박순자,이혜훈 의원은 보궐선거전 열기가 뜨거운 7월25일 오후 외교통상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독일인 북한인권운동가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3)박사를 찾았다.
독일인 북한인권운동가의 외교부앞 단식농성
13일째 생수만 마시며 단식하던 폴러첸 박사. 그는 “뼈만 앙상한 북한의 어린이들처럼 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각오”라며 한국정부의 북한인권문제 개입을 여성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정치권이 온통 재보궐선거와 수해지역 골프파동에 정신이 쏠려있는 사이 한 외국 의사가 벌인 외교부앞 북한인권개선 운동 모습에 김영선(경기 고양일산을)의원은 와락 부끄러움이 앞섰다는 토로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북 미사일 문제 등 여러 북한문제에 대해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인 폴러첸씨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모습에 주객전도가 된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폴러첸 박사는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이 다녀간 얼마뒤 급작스런 가슴통증과 함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급송됐다. 그가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보름가까운 단식농성을 진행하는 사이 정치권의 방문은 김 의원 등을 포함한 한나라당 여성의원 몇 명이 고작이었다.
폴러첸은 누구
노르베르트 폴러첸은 독일인 의사다. 한 때 친북인사였던 그는 북한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자신의 허벅지살을 환자에게 이식해 주는 등 살신성인의 자세로 북한 의료봉사에 임해 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인물.
하지만 그는 자유스럽게 북한을 드나들면서 우연히 길가에 버려진 북한 군인의 시체를 보았다. 그의 사인이 고문과 폭행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 폴러첸은 북한의 실상을 깨닫고 이후 2000년 미국 울브라이트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같은 북의 모습을 알렸다.
이를 전후 북한에서 추방된 폴러첸은 탈북자 돕기에 나섰다. 이것이 그가 외교부 앞에서 보름 가깝게 나무아래 잠자며 ‘북한주민에게 자유를’ 외친 이유다.
김영선 의원은 시위현장에서 만난 폴러첸 씨를 독려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발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