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상반기 서울 시내 15개 대학의 ‘9학기 이상 등록자’는 졸업생 대비 40%에 달했다. 대학마다 8학기를 이수하고도 ‘칼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루는 이른바 ‘대학교 5학년’ 학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올해 취업 시장은 지난 해보다 더 얼어붙을 거라는 전망이다.
취업문이 좁아져도 희망하는 분야와 직결된 ‘살아있는 스펙’을 갖춘 사람이라면 취업은 어렵지 않다. “최근 기업들은 채용 인원을 줄이는 대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헤드헌터 김동남 팀장의 말처럼 학벌, 학점, 토익 점수 같은 일반적인 스펙이 아니라 해당 업무에 관한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격증으로 어필한다면 취업에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최근 취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자격증을 알아봤다.
주부 구직자에게 인기, ‘가족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
가족 문제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심리상담사는 최근 여성 및 주부 취업자들에게 부쩍 인기를 끌고 있는 자격증이다. 여성의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상담 직무와 잘 어울릴뿐더러 주부의 경우 내담자에게 보다 현실적인 상담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취득 과정 또한 간단하다. 한국자원봉사교육협회에서 지정한 필수 과목 수업을 들은 뒤 협회에서 주관하는 해당 과목 시험에 합격하면 자격증이 발급되며,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혼률이 특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가족심리상담지도사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봉사협회 서경민 실장은 “가족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은 이혼율의 증가, 가정폭력, 가정불화 같은 가족문제가 사회문제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가족의 불화를 중개하는 전문 상담가로서 사회적 안전장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라고 말했다.
교사, 강사 지망생이라면 ‘청소년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
학교 폭력은 이번 정부가 4대악의 하나로 규정했을 만큼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의 진로, 학습, 대인관계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상담해주는 청소년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 교사 지망생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고 취득 요건이 까다로운 청소년상담사 자격증 대신 취득 과정이 간단한 청소년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청소년심리상담지도사는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으며, 필수 4과목 중 한 과목을 이수하고 한국자원봉사 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하거나 교육 이수를 하면 취득할 수 있다.
진출 범위도 넓다. 중고교 교사는 물론 지역 및 사설 청소년 교육기관 강사 및 상담원, 사회복지관 등 다양한 분야로 취업이 가능하다.
모 온라인 전문교육기관 김지은 이사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들의 인성교육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심리상담지도사는 예비 교사 및 학생지도자들에게 꼭 필요한 자격증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자격증이 아닌 자살을 예방하는 자살예방상담사, 패션전문머천다이징 자격증등 다양한 이색 전문 자격증들도 틈새 취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취업난, 자신의 희망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취업 트랜드를 보는 눈을 갖춘다면 취업은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