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병이라고 불리는 당뇨병은 21세기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유행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994년 1억 1,040만 명에서 2003년 1억 9,400만 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2025년에는 3억 3,3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당뇨병이 급증하는 이유는 1990년 이후 인구의 노령화와 서구화된 생활습관에 따른 질병구조의 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약한 고혈당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또한 체중이 급격하게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신체의 변화가 당뇨병이라는 것을 환자 스스로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당뇨병이라고 자각하지 못한 채 우연히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으로 진단 받는 일이 적지 않고, 병이 깊어진 후 합병증이 진행되고서야 당뇨병인 것을 알게 되는 환자들 또한 많다.
이와 관련해 당뇨로 인해 발 부분에 감염, 궤양, 괴사, 신경병증 등을 일으키는 당뇨병성 족부질환을 ‘당뇨발’이라 부른다. 좁은 의미로는 발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이다. 당뇨환자의 1/3은 발 감각이 무디거나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상처가 생겨도 통증을 잘 못 느끼고 상처도 잘 낫지 않는다.
당뇨별 환자의 1/4은 일생동안 한번은 족부궤양을 앓는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당뇨병성 족부궤양이 한번 발생하면 발생하지 않은 환자보다 치명률이 2배 정도 높고, 하지절단의 가능성도 10~1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쪽 족부가 절단되었을 경우 약 5년 이내에 50%에서 반대쪽 족부를 절단하게 되고 하지절단 후 3년 이내에 약 50%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당뇨발을 방치하게 되면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하지만 당뇨발에 의한 하지절단 환자의 대부분은 초기의 적절한 발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예손병원 족부센터 문정석 원장은 말한다.
문 원장은 “발을 따뜻한 물에 씻고 마른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를 잘 닦도록 한다. 그리고 보습크림이나 로션을 발라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맨발로 신발을 신는 것을 삼가며 쪼이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양말을 신는다. 발톱은 가장가리가 짧지 않게 일자로 깎는다. 굳은살이나 티눈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여 위험을 방치할 위험이 높은 당뇨발 환자는 꾸준히 발 건강을 확인하기를 바라며,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된다면 빠른 시일 내로 족부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