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찬성입장 밝혀. 서울대 졸업장 폐지하고, 위탁교육을 중심으로 한 고등교육센터로 전환하기로....”
언제쯤이면 이러한 기사를 볼 수 있을까? 서울대가 진정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충실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는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튼실하게 하기 위한 자기 결단을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서울대의 진정성을 믿고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정 반대로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서울대는 논술비중을 높이는 입시안을 발표하였고, 이로 인하여 사실상의 서울대 본고사 준비를 위한 입시학원이 판을 치고 있다. 서울대 입시안에 우리 공교육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또 어떠한가. 서울대는 서울대의 독점적 자원을 기반으로 대학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는 BK21 지원액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재정지원이나 연구비 수탁에서 독보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멍에를 지게 하기도 한다.
민주노동당의 서울대 폐지론이 서울대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대 폐지론은 서울대가 가지는 핵심 사회권력 창출 기능을 없애자는 것이지, 그 교육기능과 연구기능 모두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가 졸업장 수여기능을 없애고,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위탁교육과 학문연구에 매진한다면 서울대는 진정한 교육과 학문연구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울대의 고등교육지원센터화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서울대 입시안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 입시안은 어쩌면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서열 체제를 해체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학 입시제도를 어떻게 변화시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전사회적 논쟁을 진행할 때가 되었다.
이제... 신입생 성적 1등이라는 자기 안주에서 벗어나고, 우리 사회의 독점적?배타적 권력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교육과 학문에 매진하는 서울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