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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막말로 얼룩진 한국정치 탈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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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박이’, ‘땡박이’, ‘노무현 개XX’, ‘잘 뒈졌다’ 등 난장판
스포트라이트는 잠깐, 상처는 영원히… ‘귀태’ 파문으로 한 단계 성숙될까?

최근 정치권이 ‘막말’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를 비롯해 민생 등 챙겨야 할 일들은 태산 같은데, 몇몇 인사들의 실속 없는 ‘막말’로 인해 정국이 꽉 막혀 있는 모양새다.

국정원에 대한 고강도 개혁을 요구해온 민주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흐릿한 개혁 의지가 못마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귀태’ 등 자극적인 막말 발언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점에 대해서는 민주당 지도부도 인정하고 있어, 곧바로 유감을 표명했다.

결국 사과하게 되는 것을 보면, 반짝 스포트라이트 유혹에 빠졌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잠깐 동안 이슈 주목은 받겠지만, 그 후유증은 너무나 크다. 정국이 파행을 겪게 되는 문제부터 정치인 개인적으로는 반대파들에 의해 사퇴운동이나 낙선운동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왜 이런 달콤한 유혹을 끊지 못하는 것일까?

<시사뉴스>는 창간 25주년을 기념해 한국정치의 품위가 한층 업그레이드되길 바라며 그동안 막말로 얼룩졌던 우리 정치의 모습들을 짚어봤다.

◆스포트라이트는 잠깐, 상처는 영원히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점점 수위가 높아져왔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가진 면책특권은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의 막말 문화를 만들어내는 핵심 원인이 되기도 했다. 3김 시대가 종식되면서 ‘보스 정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정당 중심 문화가 싹튼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야 간 물밑 협상 정치가 종적을 감추게 되면서 각 당 대변인의 입이 중요해졌고, 대변인들의 논평은 점점 더 험악해져갔다.

적정선에서의 비판은 상호견제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원색적 비난과 욕설은 오히려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만 조장하기 마련이다. 결국, 막말을 하는 사람이나 들은 사람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것이 막말인 셈이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때때로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기 일쑤다. 그것이 초-재선 국회의원이든, 중량급 지도자이든, 공당의 대변인이든 가릴 것 없음은 물론이다.

정치사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유명한 막말 중 하나가 바로 “거짓말 잘 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꿰매야 한다”는 것이었다. 1998년 당시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이 같이 막말을 쏟아냈다가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래도 이 정도는 근래 막말들에 비하면 점잖은 편에 속한다.

민주당에서는 천정배 전 의원이 막말 종결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호남 천재로 불리며 평소 젠틀한 이미지를 쌓아왔던 그가 차마 입에 담기 힘들 만큼 험악한 말들을 연이어 쏟아냈던 바 있다. 이명박 정권이었던 지난 2010년 12월. 민주당은 연일 MB심판을 외치며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당시 천정배 전 의원은 경기지역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결의대회’에서 “서민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은 말이라도 잘하지, 헛소리 개그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겠나,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던 바 있다.

천 전 의원은 앞선 2009년에도 대정부질문에 나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 대해 인터넷에서 떠돌던 “쥐박이 땡박이, 2MB” 등의 표현들을 인용하며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천 전 의원의 이 같은 막말에 당시 국회 본회의장은 발칵 뒤집혔고, 여야 의원들은 서로 뒤섞여 고성을 쏟아내며 한동안 파행을 겪기도 했었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은 청년비례대표 출신답게 막말도 SNS를 중심으로 쏟아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김 의원은 2011년 성탄절에 맞춰 자신의 트위터에 “하늘엔 방사능...땅엔 쥐박이”라는 글을 올려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해 1월에는 다른 트위터리안이 올린 ‘새해 소원은 뭔가요, 명박급사’라는 글을 리트윗해서 또 다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백선엽 장군에 대해 ‘민족의 반역자’라는 원색적 비난을,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대해서도 ‘개쓰레기’라는 막말을 쏟아내 국회의원 자질을 의심 받기까지 했다.

민주당 인사들의 이 같은 막말은 박근혜정부에서도 이어져,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경우 지난 4월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18대 대선 결과는 무효다. 박정희는 군대를 이용해 대통령직을 찬탈했고, 그 딸인 박근혜는 국정원과 경찰조직을 이용해 사실상 대통령직을 도둑질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었다. 홍 전 대변인은 이에서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귀태(鬼胎)’ 발언을 해 정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결국, 민주당은 국정원 호재 속에서도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홍 전 대변인은 당직에서 사퇴하게 됐다.

◆사라져야할 막말 구태 문화, ‘귀태’ 파문으로 한 단계 성숙될까?

막말이 민주당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도 일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막말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3년 한나라당 당시 김병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생긴 게 개구리와 똑같다”고 조롱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같은 해 6월,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노 전 대통령의 방일 외교와 관련해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으로 ‘등신 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욕설을 섞어 비난하기도 했다.

중진인 이한구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비하한 글을 SNS에서 리트윗 해 파문을 일으켰다. 글은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이러니 노무현 개XX지, 잘 뒈졌다”는 내용이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한구 의원 측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리트윗은 대표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며 이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의원실 인턴 직원이 리트윗을 했고, 이 의원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이 의원은 “비록 실수와 착오가 있었다 할지라도 저희 트위터 상에서 벌어진 일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또한 이번 일로 고인과 유족의 명예에 누가 되고, 아픔이 가중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은 이밖에도 2004년 당시 ‘환생경제’라는 창작 풍자극에서 노 전 대통령을 ‘육XX놈’, ‘죽일 놈’, ‘개X놈’,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사내가 태어났으면 불알 값을 해야지’ 등 막말 수준을 넘어선 욕설을 써가며 비난하기도 했었다.

여도 야도, 특정 누군가가 아닌 정치권 모두가 막말에 물들어 있었던 셈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먼저 이런 막말 구태 문화부터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번 ‘귀태’ 발언 파문을 계기로 한국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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