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격 인상을 시도하다 반발에 부딪힌 매일유업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원가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13일 매일유업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에서 우윳값에 대한 원가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어 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 동원F&B, 남양유업 등 우유업계가 모두 가격 인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이 총대를 메겠다는 말이다.
농가, 제조업체, 유통업체, 소비자가격 등을 분석하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마진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원가 공개는 기업의 핵심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매일유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이를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원가가 공개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음에도 이같은 방안이 추진 카드 중에 하나라는 것은 더 이상의 수익성 악화를 버티기 힘들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측은 2008년 이후 원가를 제외한 부분은 단 한 차례도 인상하지 못해 지난해부터 우유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일 이후 원유값 상승(106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매일 1억원 가량의 적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은 3%대로 낮은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적자를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매우고 있어 지금 상황은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지난 9일 우유업계와의 협의 과정에서 유가공협회 측이 원가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도“아직까지 공개적으로 우유업체에서 밝힌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또 “원가 공개를 한다고 해서 250원이 적절한 인상폭인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만약 우유업계가 아닌 유통업계에서 지나친 수익을 취하고 있다면 이를 시정하는 요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개의 단체로 이뤄진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는 16일 회장단 모임을 열고 우윳값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