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용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KB금융과 NH농협카드의 경영진이 줄줄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한 KB금융 주요 임원들은 이날 임영록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KB금융지주에서는 부사장, 전무, 상무 등 모든 집행 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은행은 이건호 행장을 비롯한 부행장 급 이상의 모든 임원, 국민카드는 심재오 사장을 포함한 상무 이상의 모든 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이날 제출한 사표는 조만간 열리게 될 이사회에서 처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KB국민카드에서는 이번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카드사 중 최대 규모의 정보(총 4320만건)가 새어나갔다. 이 정보에는 1000만건 이상의 은행 고객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자 금융지주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금융 관계자는“이번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관련된 임원 모두가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며 "고객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KB국민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정보가 새어나간 농협카드의 경영진도 사퇴 행렬에 동참했다.
NH농협은행은 이날 카드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카드 사업을 총괄하는 손경익 사장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주하 행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사퇴함에 따라 고객정보 유출 이후 운영하던 비상대책위원회의 지휘봉은 김 행장이 맡게 됐다.
비대위는 이번 정보 유출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농협은행은 후임 농협카드 사장으로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과 고객신뢰 회복에 맞는 카드전문가를 찾아 선임할 계획이다.
한편 KB국민카드·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사들이 최근 정보 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관한 자료를 정리한 결과 유출 사실을 통보해야 할 대상은 총 8245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는 KB국민카드가 432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카드는 2165만명, 롯데카드가 1760만명 등으로 조사됐다. 고객정보 유출 사태의 또 하나의 주범인 롯데카드는 임원진 회의를 통해 조만간 담당 임원의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