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미국의 세계최대가전쇼(CES), 독일 가전박람회(IFA)에 이어 IT 3대 전시회로 불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 중심의 사상으로 개인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시대에 신대륙을 발견해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던 콜럼버스, 신이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인 자연의 미를 건축에 접목시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
이들이 숨 쉬었던 바르셀로나에서 전 세계 IT업계의 눈이 또 다른 차세대 창조(Creating What’s Next)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는 오는 24일부터 27일(현지시각)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1800여개 통신사와 단말기 및 장비 제조사가 참가한 가운데 MWC2014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관람객은 7만5000명에 이를 전망이며 한국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 카카오, SK플래닛 등 플랫폼 업체 등 국내 대표 ICT 기업과 여러 중소기업이 참여한다.
◇ '갤럭시S5' MWC 분위기 한층 달궈
올해 MWC는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삼성전가가 갤럭시S2 이후 3년 만에 야심작 '갤럭시S5'를 MWC에서 공개한다. 그동안 애플과의 전면전을 통해 글로벌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이 더 이상 애플이라는 그늘을 벗어던지고 온전히 '삼성'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작인 S4에서는 '백화점식 기능 나열'과 '더 이상의 혁신은 없다'는 질책을 받아온 삼성이 이번 S5에서는 '홍채 인식' 등 깜짝 기능에 보태 어떤 형태의 혁신을 선보일지 관건이다.
갤럭시S5 이외에도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 '갤럭시기어2', 헬스케어용 기기 '갤럭시기어피트'를 공개한다. 삼성은 갤럭시기어2에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을 탑재해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이 장악한 모바일 운영체제의 독점을 깨고 균열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통신망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며 이통사들의 견제를 받아왔던 모바일 메신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이번에는 위상이 달라졌다. 특히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눈길을 모은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와 서진우 SK플래닛 대표도 기조연설에 참석한다.
이통사들도 그동안은 MWC의 주도권을 제조사와 인터넷 업체에 뺏기는 것에 불만을 품어왔지만 이제는 이들을 단순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MWC의 위상이 높아졌을 뿐더러 이제는 모바일·IT 생태계가 새롭게 재편되면서 통신사들도 다양한 서비스와 차세대 먹거리 개발이 절실하면서 이들과 공생 관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통신사들이 앱마켓이나 모바일메신저들을 만들면서 이들을 견제했지만 이제는 '경쟁' 보다는 '협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신사 임원들도 이들 업체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잡고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 이통사 '속도 경쟁', 중국 업체 '삼성 애플 잡자'
또 하나 주목해야할 관전 포인트는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세계 모바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다.
중국의 3대 천왕으로 불리는 '화웨이·레노버·ZTE'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잇는 3위 자리를 놓고 LG전자와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바르셀로나 공항 버스의 종착점인 까탈루냐 광장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공연장을 설치한 후 중국 전통 음악을 부르면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마케팅 비를 쓰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면서 B2B 이외에도 B2C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화웨이는 23일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어센드메이트2'와 태블릿PC, 스마트 워치 등의 신제품을 공개한다. 장비 제조사이기도 한 화웨이는 삼성과 NSN 등과 함께 통신 속도 시연 경쟁도 펼친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 국내 이통3사들의 MWC 키워드는 '속도'다.
SK텔레콤은 5년 연속 전시관 내 단독부스를 운영하면서 스페인 최대 이동통신사인 텔레포니카, 영국의 보다폰, 일본 NTT 도코모, 미국 AT&T,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컴 등과 기술 경쟁을 펼친다.
SK텔레콤은 광대역 3개를 밴드를 묶어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6배,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대비 3배 속도를 구현한 450Mbps 속도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인다. 이는 800MB(메가바이트) 용량 영화 한 편을 15초면 다운받을 수 잇는 속도다.
KT 역시 이동통신과 무선랜을 묶어 최대 600Mbps의 속도를 구현하는 '광대역 LTE-A 헷넷(Het Net)' 기술을 소개한다. 건물 내 설치된 구리선을 교체하지 않고도 인터넷 속도를 3배가량 높이는 솔루션도 공개한다.
LG유플러스 역시 3개의 LTE 대역을 하나로 묶어 4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3밴드 주파수 묶음기술(3-band CA) 기술을 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