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결혼을 앞두고 예비부부들이 가장 많은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 혼수 때문이라고 한다.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만큼 해야 할 것도 많고 거쳐야 하는 절차도 많지만 특히 예단을 비롯한 혼수 마련을 두고 겪는 갈등은 자칫 파혼을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오는 3월 결혼 예정이었던 곽모(30)씨는 결혼식을 두 달여 앞두고 파혼을 해야만 했다. 파혼의 가장 큰 이유는 시댁 측의 무리한 혼수와 예단비 때문이었다.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결혼자금을 스스로 준비해야 했던 곽씨는 지난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둔 3500만원에 1000만원을 대출받아 가까스로 결혼자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비남편은 1년 전 경기도 지역에 피부과를 차린 개원의로, 시댁에서는 병원을 개원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며, 혼수부터 예단, 전셋집 마련 비용까지 모두를 곽씨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대출까지 받은 마당에 더 이상 여유자금을 마련할 수 없었던 곽씨는 결국 결혼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와 관련, 24일 결혼명품클럽 김 라파엘 대표에 따르면 곽씨 사례와 같이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혼수나 예단 문제로 결혼을 미루거나 파혼하는 커플이 늘고 있다.
지난 36년 간 오띠모웨딩을 운영하며 수천 쌍의 결혼준비를 도맡아온 김 라파엘 대표는 “지난해 발표된 한 통계만 보더라도 남녀 평균 결혼비용이 1억원에 육박했는데 점차 물질만 중시하는 잘못된 결혼문화가 정착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결혼준비에 돌입하면 예비부부 모두가 예민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마련인데 이때 양가 어른들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예산에 맞춰 하나씩 준비해나간다면 더없이 행복한 결혼준비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해 준비해야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비용을 막을 수 있다”며 “웨딩박람회를 이용할 경우에도 최소 3~4곳 이상 비교견적을 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