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이달에 건설업체들의 회사채가 대거 만기를 맞는데도 공모 회사채 중 약 18%만 차환발행(재발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일부 건설업체들은 사모사채,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중 공모 발행된 회사채 만기 도래액 3조8000억원 가운데 건설업은 모두 1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건설사의 올해 회사채 만기 도래액 5조3000억원의 21%다.
이 가운데 2100억원(17.79%)이 공모 회사채를 통해 차환 발행됐다. 또 A+ 등급 이상 회사채 대부분이 재발행 대신 내부자금 등을 통한 상환으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GS건설(A+)의 경우 지난 4일 만기 도래한 2000억원 규모의 공모 사채를 자체 자금으로 현금 상환했다. 삼성물산(AA-)과 롯데건설(A+)도 각각 3000억원,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 상환했다.
한라(BBB0)의 경우 만기액 1000억원 가운데 신속인수제를 이용해 약 800억원은 차환 발행하고, 나머지 금액은 상환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 도래 회사채 금액 중 20%는 회사가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를 신용보증기금, 채권은행 및 회사채 안정화펀드에서 각각 6:3:1의 비율로 인수함으로써 차환 발행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한라가 지난 17일 공시한 '8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역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한 차환 발행의 일환이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발행 금액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발행해야 한다.
건설업종 가운데 한화건설(A0)만 만기액 2300억원 가운데 2100억원을 차환 발행했지만, 이달 초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발행액의 절반 이상은 매각되지 못했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 분위기상 공모 발행이 쉽지 않자 취약업종 기업들은 공모 이외의 방법으로 자금조달을 꾀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3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또 두산건설은 11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사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도 회사채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의 건설업체 회사채 정기평가 결과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대림산업(AA-)과 롯데건설(A+)의 경우 등급은 유지됐으나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들이 나타나 공모 회사채 차환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공모 회사채 이외의 비우량채권은 상환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