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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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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증오의 만행… 도대체 누가?”


회교 근본주의자 ‘오사마 빈 라덴’ 유력한 주모자


지난
9월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여객기 충돌로 시작된 미국의 테러 공습은 전 세계를 경악과 충격으로 몰아갔다. 그동안 지구촌의 경찰국임을
자랑하며 자국외 테러 행위에 대해 강한 자심감을 보여온 미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대의 사건이다. 이번 테러는 미국의 대중동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던 아랍의 회교 원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측된다.


가라앉은 미국의 심장

9월11일 오전 8시45분(미국시각)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에서 어느 누구도 미처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졌다. 북쪽 건물
상층부에 여객기 1대가 충돌한 것이다. 이어 18분 후에는 남쪽 건물에도 또다른 여객기 1대가 날아와 충돌하면서 큰 폭발이 있었고, 이
건물은 1시간쯤 뒤 완전히 붕괴됐다. 남쪽 건물이 붕괴된지 30여분 후 북쪽 건물도 폭발이 이어지면서 무너져 내렸다. 미국은 물론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인 무역센터가 어이없이 사라진 것이다. 현재 정확한 인명피해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사고 발생 시기가 아침 출근시간대여서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쌍둥이 빌딩과 충돌한 비행기는 아메리칸항공
소속 B757과 B767기로 발표됐고, 모두 공중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는 뉴욕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충돌사건이 일어난지 40여분 뒤 수도인 위싱턴 국방부(Pentagon) 건물과
백악관 서쪽 인근의 헬기장에도 비행기 1대가 추락하면서 헬기와 충돌해 폭발했다. 충돌 직후, 비행기의 후미가 떨어져 나가면서 국방부 건물
서편을 들이받으며 폭발했다. 국무부 건물 앞에서도 2차례에 걸쳐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했으나 직원들이 대피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승객 45명을 태운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여객기도 피츠버그 인근에서 추락했다. 유나이티드항공측은 보스턴발 로스엔젤레스행
여객기 1대도 추락했다며 이 비행기에는 모두 110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다고 밝혔다.



미, ‘전술핵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

교육개혁안 홍보를 위해 플로리다주 사라토사에 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직후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로
이동해 성명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안보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밝히며 “미국 영토를 겨냥한 일련의 테러
공격이 자행된 후 국내외에 배치된 미군이 ‘고도의 경계 상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비겁한 이들 행위를 자행한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사상 유례가 없는 이번 대규모 테러의 주모자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회교 근본주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빈 라덴과 그의 지지자들 간의 통화내역 및 사고 비행기 승객들이 폭발 직전 통화한 내용들을 종합하면서 빈 라덴의
사건관련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미 상원의 법사위원회 소속 유타주 공화당 의원인 오린 해치는 “미 첩보기관이 빈 라덴과 지지자들이
세계무역센터 및 국방부에 대한 공격을 논의하는 통신을 감청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 대한 증오를 공공연히 드러내 왔고, 미국은 그와 연계된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6월 전세계 공관에
비상경계령을 지시한 일이 있었다. 12일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경고문에 따르면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Al Qaeda)
조직과 연계된 세력이 해외 미국인들을 테러 위협의 목표로 삼고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면서 각별한 신변안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11일 대서양함대 소속 항공모함과 전함을 동부해안에 위치시키는 등 전시태세에 준하는 경계망을 펴고 있다. 이들은 이어 2개 항공모함의
전단을 뉴욕으로 이동시키는 한편 다른 전함들도 동부전선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테러 전시 태세는 ‘상황에 따라서는 전술핵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경한 수준이다. 11일 MSNBC방송은 미국이 그 속성과 정밀도 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소개한 뒤, 고위 간부들은 현재 “어떠한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 관리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오사마 빈 라덴은 누구?

이번 미국 테러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백만장자 출신의 회교 근본주의자이다. 빈 라덴은 이미
지난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폭탄공격하여, 미국인 13명을 포함해 224명의 사망자를 내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를 ‘미국의 공적(公敵) 1호’로 지목하고 무려 5백만달러에 이르는 현상금을 걸고 지명수배중이다. 빈 라덴은
1957년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건설업체인 ‘빈 라덴 그룹’ 소유주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에 심취해 자라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2살이 되던 1979년, 구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을 겪으면서 ‘알 카에다’라는 구제기금을 설립했다. 이후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아프카니스탄의 회교 반군지도자인 탈레반에게 자금과 무기 등을 제공했으며, 그 자신도 1986~1989년 사이 직접 전투에 참가해
‘아랍의 영웅’이라는 호칭까지 받았다.

특히 지난 1990년 걸프전 때 미군이 자신의 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자 이에 반발해 반정부·반미 활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했으며,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적을 박탈하고 추방하자, 더욱 과격한 반미 테러리즘 활동을 벌여왔다. 1988년 빈 라덴은 사설
후원재단에 불과했던 알 카에다를 무장 테러 조직으로 재정비하게 된다. 빈 라덴은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3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회교 테러
단체들의 캠프를 만들고 이들을 훈련시키거나 테러에 필요한 자금으로 지원해, 이슬람 테러 단체들에게는 대부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그는 자신이 도왔던 탈레반 정권의 비호아래 아프카니스탄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부와 전문가들이 미국 테러의 배후를
빈 라덴으로 지목하는 것은, 이번과 같이 막대한 자금과 조직망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이 빈 라덴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빈 라덴은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미국에 대한 테러를 자행왔으며, 특히 사건이 일어나기 3주전 “미국을 향해서 예상치 못한 커다란 규모의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UN을 통해 아프카니스탄 정부에 빈 라덴을 인도하거나 추방하라고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과거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은 물론, 빈 라덴을 이슬람 단결의 상징으로 삼아 자국민의 지지홍보용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순순히 미국에 넘겨주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영국 BBC방송과 아부다비TV는 미국 테러 사건에 대한 주동자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ELP)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DELP 소식통들은 테러감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장진원 기자 jwjang@sisa-news.com




서구 VS 이슬람 “끝나지 않는 전쟁”


유력한 용의자 이슬람문명, 미 보복 공격 시사에 긴장감 감돌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어 보였던 힘의 상징인 펜타곤이 테러를 당했다는 점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는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일본 등은 긴급히 성명을 발표해
미국 테러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현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심지어 쿠바의 카스트로도 “미국민과 함께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고 북한도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유엔 회원국으로서 모든 형태의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한다”며 조류에 동참했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해왔던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번 테러 사태로 어렵게 되고 국제사회의 고립을 당할 것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이례적이며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번 사태의 유력한 용의를 받고 있는 이슬람지역은 반(反)테러 성명을 발표하는 등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전 경고 없이
보복 공격하겠다는 미국의 발표에 자유롭지 못한 이슬람 측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전운의 기운 도는 중동

이스라엘의 샤론 총리는 “테러리즘에 대한 아픔 경험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긴급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테러 공격에 대한 미국민과의 연대를 위해 12일 하루를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공공 건물에 대해 반기를 내걸었다. 한편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자행된 전례없는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번 테러의 목표는 민주사회와 서방사회의 기반을 붕괴시키려는
기도”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끊임없는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테러발생 즉시 팔레스타인을 공격해서 1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번 미국 테러가
그간 쌓여온 팔레스타인에 대한 감정을 세계의 묵인아래 풀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슬람 문명권을 용의자로
지목하자 “미국이 원한다면 이슬라엘군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11일 열릴 예정이던 페레스 외무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간 휴전회담은 자연스럽게 연기되었다.

이슬람 국가들은 이슬람문명과 서방문명의 충돌로 보는 시각이 더욱더 자신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생각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미국의 보복
공격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달 말 단체의 지도자가 피살된 이후 미국에 대한 보복공격 의사를 보여왔던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의 마헤르 타헤르 대변인은
“우리는 11일 오전에 발생한 테러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해방민주전선(DFLP)도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은 “이번 테러는 믿을 수없는 일”이라며 “미국민과 부시 대통령에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야세르 아라파트 수장은 직접 미국인을 돕기 위한 헌혈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전쟁으로 선포하고 무차별 보복을 시사하자 아프카니스탄은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으로 가는 모든 항공노선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자칫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빈라덴을
보호하던 탈레반 외무장관은 “이제껏 테러와 자유로울 수 없었던 빈 라덴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지목된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에 보복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美 테러가 세계 경제를 테러하다


주가폭락, 고유가, 고금리 등 악제가 세계 경제공황 불러올 수도


미국 테러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인명 및 재산피해현황도 속속 집계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뉴욕증권거래소는 사태 직후 바로 폐장조치했으며, 원유와 곡물 등 주요상품 거래소도 휴장 상태에 들어갔다.

세계증시는
사건발생 직후 한 시간만에 캐나다 토론토 TSE지수가 2.7% 폭락한 것을 비롯, 영국 FTSE 100지수도5.3%, 호주 ATS지수는
1.5%, 프랑스 CAC 40지수가 5.1% 하락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도 17년만에 1만 엔 선이 깨졌다. 홍콩증시의 항생지수도 10%
대폭락 해서 1만 홍콩달러 선이 붕괴됐다. 국내 증시도 부분 개장한 12일 64.97 급락한 475.60으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12.02%로
사상최대였다.

미국 증시 전문가는 “단기간 폭락할 경우 일시 반등도 예견할 수 있으나 일단 연말까지 내다볼 경우 이번 태러가 가뜩이나 취약한 시장의 기력을
빼앗아 갈 소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배럴당 27달러에서 30달러로 뛰었다. 금값도 온스당 271.1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런던시장에서 291달러로 급등했다.
달러당 122엔을 유지했던 엔화에 대한 달러 환율도 118엔까지 떨어지는 등 거의 모든 거래가 1일 기준 최대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전쟁행위’로 규정, 강력한 보복을 시사하자마자 향후 석유공급물량이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미국내
휘발유 소매가격도 폭등했다. 평상시 갤런당 1.50달러 안팎이던 인디애나, 미주리, 일리노이 등 미 중서부지역 일부 주의 휘발유 가격은
13일 갤런당 4달러로 급등했으며 오클라호마시티 알 앤드 알 텍사코는 무연 휘발유를 갤런당 5달러로 인상했다.

미국이 가장 강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사우디 아리비아 출신의 오스마 빈 라덴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지역이 담합해 또 다시
오일쇼크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세계경제는 고금리, 고유가, 주가폭락 등의 악제로 사상 유례 없는 세계공황의 도가니에
빠질 수도 있다.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





미국 테러 쇼크로 요동치는 한반도


한국 경제 빨간불, 북·미관계 미궁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메가톤급이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침체 장기화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가운데 한국경제의
회복시기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소비위축으로 수출수요 급감이 염려되고 있다. 수출 가격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의 가격급등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유가급등과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수입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이 염려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 대한
동시다발적 테러는 대외의존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경제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게 확실시 된다.


하반기 한국경제 어둡다

현재 우리 경제의 대미 수출비중은 20%에 이르고 있다. 최근들어 IT산업의 붕괴 등으로 가뜩이나 대미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악재까지 겹쳐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대미 수출은 8월에만 21.5%나 감소했으나 당장 이번 테러로 미국경제 전체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이달부터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수입측면의 타격도 크다. 반도체 부품 등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스케줄에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이로 인한 국내업체들의
생산공정에도 일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에 따른 수입비용의 상승이다. 이번 테러사고와 관련해 중동국가들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중동지역을
둘러싼 군사적·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될 게 확실하다. 결국 이같은 긴장감은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세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테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테러 참사로 기름값이 인상되고 수출이 줄어 들어 우리
경제는 최소한 25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기업의 해외매각도 차질이 불가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미국 뉴욕을 본거지로 하는 AIG 컨소시엄이
업무 수행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어서 현대투신 매각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협상도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것이며 국제 재보험시장의 재보험료율 폭등으로 국내 손해보험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당분간 줄어드는 대신 수입은 급증할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은 높은 것이다. 이같은 수출 감소는 당연히 국내
생산의 위축을 가져오며 증권·금융시장 의 붕괴로 국내 내수 심리도 크게 꺾일게 확실하다. 이에따라 하반기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 최대 폭락

‘지수 낙폭 64.97포인트, 470대로 추락’,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쇼크로 거래소시장이 사상 최대 하락률과 600개가 넘는 하한가종목을
기록하는 대폭락장을 연해출했다. 미국 동시다발 테러의 파장으로 평소의 절반인 3시간만 문을 연 지난 12일 반쪽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대폭이자 이날 아시아 증시중 최고 수준인 12.01%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64.97포인트 내린 475.60에 마감됐다. 주가지수
500선이 일시에 무너짐에 따라 상당기간 후유증이 지속될 전망이다.

주가 상승을 경제회생의 시금석으로 삼아온 정부로서도 향후 경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테러가 악재였지만 현대투신 매각, 하이닉스 회생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 하락을 더욱 확대시켰다”고 보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당장 기관투자가의 주가평가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으며, 개인투자자의 투자손실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지수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주가가 추가 급락할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50선 밑에서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온
국민연금의 평가손이 더욱 늘어날 경우 앞으로 주식시장 매수기반이 크게 취약해 질수 있다.

증권 전문가는 “걸프전 등 일시적 사태와 달리 이번 사건의 영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반발매수세의 유입을 통한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향후 전망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고 투매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관계는

미국에서의 테러 참사가 자칫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북한 조국평화통일위관원회는 지난 13일 “역사적인
6·15 북남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그러하였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혀 남한과의 관계개선
의사를 피력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를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세계무역센터 및 국방부 공격사건이
“매우 유감스럽게도 비극적인 사건은 테러리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며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모든 형태의 테러,
그리고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하며 이같은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인한 미국의 상처가 너무 크고 미국내 여론도 테러를 일삼는 조직이나 국가에 대해서는 전쟁불사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북한과
같은 유형의 국가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특히 북한을 시리아, 수단 등과 함께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해 온 미국으로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테러정책을 강화하면서 북미회담에서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는 점도 북미대화 재개를 쉽게 점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이번 테러를 통해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한 재고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MD 추진의 명분이 돼온 북한의 미사일개발
위협 등이 확산될 공산도 크다. 이같은 맥락에서 부시 행정부가 출범이후 강조해 온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앞으로는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고병현 기자 bhgoh@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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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후 빈번한 전이 검사, 생존율 향상에 큰 영향 없어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치료 후 빈번한 원격 전이 검사는 전이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빈도 검사는 전이를 더 빨리 발견하는 데 유리하지만, 생존율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맞춤형 추적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문형곤 교수·서울시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팀은 한국유방암학회 생존자연구회와 함께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11개 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4,130명의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 전이 검사 빈도와 생존율 간의 관계를 분석한 후향적 다기관 연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암 환자의 22.2%를 차지한다. 사망률은 다른 암종에 비해 비교적 낮지만, 유병률이 높아 일차 치료 이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원격 전이 검사는 암이 원래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나 조직(뼈, 폐, 간 등)으로 전이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 주로 CT, 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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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