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엔화 약세가 우리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제조업의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수익성 하락 폭이 크지 않아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엔 환율이 100엔 당 1000원, 900원, 800원으로 떨어질 경우 국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각각 0.14%포인트, 0.24%포인트, 0.3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 하락 폭이 제한적인 것은 수입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수출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의 일부를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 전기전자, 수송장비 업종의 수익성 하락 폭이 비교적 컸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낮은 철강금속 업종은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수출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를 상쇄해 수익성 하락 폭이 가장 적었다.
수익성 하락으로 기업 부도율이 상승해도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은 시나리오별로 각각 0.02%포인트, 0.04%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위험기업 및 위험부채를 증가시키는 등 기업부문 신용리스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이 19% 하락하고 금리가 1.1%포인트 높아지면 2013년 말 현재 17.4% 수준인 위험기업 비중은 20.5%로 높아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2008년 22.5%)에 근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