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네이버가 오픈마켓 '샵N'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장은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 등 대기업 독점력이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2일 네이버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검색DB로서의 상품정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마켓 형태의 '사업' 구조가 아닌 '서비스'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어 오픈마켓에서 부과되는 판매수수료를 없애고 판매자들이 판매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품 등록 플랫폼 '스토어팜'을 6월2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철수에 대해 네이버를 둘러싼 곱지않은 시선과 끊임없는 의혹제기, 견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특정 쇼핑몰을 우선 노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수차례 밝혔지만 의도적으로 샵N을 상위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의혹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이러한 견제로 인해 결국 샵N이 철수한 국내 오픈마켓 시장은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이 92%를 독식하게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통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운영하고 있는 11번가가 32%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11년 공정위는 ㈜이베이지마켓과 ㈜이베이옥션, 즉 지마켓과 옥션 간의 합병을 아무 조건 없이 승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중으로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법인을 설립한 두 업체들은 국내 오픈마켓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조직 세팅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전세계 오픈마켓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라이벌로 매출규모 역시 이베이를 위협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아마존의 연간 거래규모는 2012년 기준 102조로, 대한민국 1년 전체예산 350조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오픈마켓 브랜드 '타오바오(淘寶)'로 중국 내 80%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알리바바는 1760억 달러(181조6000억 규모)의 기업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오픈마켓 시장은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인터넷 상거래 1~3위 기업들이 독차지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철수한 부동산시장 역시 대기업의 독점이 심해지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 운영해 온 부동산 자체 매물 정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부동산114' 등 대기업 계열사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네이버가 시장 철수를 선언했지만 부동산 정보 유통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인 '부동산114'가 그 자리를 고스란히 가져갔다"고 말했다.
한 IT전문가는 "IT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불필요한 규제와 비판은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데 방해가 된다"면서 "이용자의 후생과 중소개발사들의 상생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편견 없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