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올 1분기 매출이 약 1조원 줄어드는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TV 패널 수요 감소로 LCD 사업이 부진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매출이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원가절감을 통해 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12년 7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해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을 비교해 보면 매출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앞선 반면, 영업이익은 LG디스플레이 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분기 대비 6% 감소한 6조1000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21% 줄어든 5조6000억원을 낸 LG디스플레이 보다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이익 감소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1200억원으로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급감하고 있는 있는 추세다. 급기야 올 1분기에는 8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무려 173%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수요 감소와 세트업체들의 구매 감소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TV패널은 전분기 대비 10% 가량 매출이 줄었고 판매단가도 4% 가량 줄었다. 태블릿을 포함한 IT패널 수요도 전분기 대비 12% 줄었고, OLED 역시 비수기 영향과 신제품 모델 교체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약화됐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LCD가 차지한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 수준"이라며 "전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고 OLED 사업도 일부 실적 둔화로 1분기 전체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매출 감소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65% 줄었지만 900억원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은 줄었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하는 비교적 견조한 영업 환경을 보여주고 있는 것.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전무(CFO)는 "1분기에는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판매가 하락폭이 둔화돼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 유비산업리서치 'OLEDNET'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부진한 실적은 LCD 산업이 한계에 도달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사업이 2012년 4분기부터 매분기 약 2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으며,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에 공급되고 있는 LCD와 OLED 패널 가격이 30~40% 정도 낮아진 것도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OLEDNET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 이익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매출 증대, 판가 상승, 고정비 감축 3가지 요소가 있다"며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현재 가장 시장이 큰 중국에서 패널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며,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판가 상승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따라서 2분기에서도 LCD가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3분기부터는 강력한 구조 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시장은 사이즈 대형화 등으로 전년 대비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2분기부터 전반적인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특히 UHD TV 패널의 보급형 라인업 확대는 물론 커브드 TV 패널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