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상당수 대기업 총수나 오너 일가가 등기임원에서 대거 사퇴함에 따라 보수 공개 대상 등기임원 리스트에서 '몸통'은 빠지고 '깃털'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재벌닷컴이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1316개사(상장사 803개사, 비상장사 513개사)의 등기임원 보수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총 94명이었다.
이 가운데 총수 및 오너 일가는 전체의 21.3%인 20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00억원대의 거액의 보수를 챙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등이 올해 등기임원에서 줄줄이 빠졌기 때문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비상장사인 LS엠트론에서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35억4400만원을 받아 재벌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보수 1위를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3개사에서 28억4000만원을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억3500만원, 최신원 SKC 회장이 19억7500만원,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이 18억5700만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8억38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은 17억9200만원으로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17억5900만원),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11억5400만원),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11억원) 등도 10억원 이상을 받았다.
나머지 74명은 모두 전문 경영인이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급여 4억3200만원, 상여금 92억3200만원(설 및 특별 상여금) 등 총 96억6400만원으로 올 1분기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으로 떠올랐다.
신 사장과 함께 다른 등기임원들도 모두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권오현 부회장이 14억2600만원, 윤부근 사장이 11억9600만원, 이상훈 사장이 7억7300만원을 받았다.
올해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전문 경영인도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경청호 전(前)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 47억4800만원과 급여 및 상여금으로 2억4400만원을 받아 보수총액이 49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39억9600만원, 김우진 전 LIG손해보험 부회장이 37억5200만원, 하영봉 전 LG상사 사장이 30억5300만원을 각각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