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이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노동조합 달래기에 나섰다.
이건호 행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 참석한 후, 오후에는 성낙조 노조위원장을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대화에 앞서 이 행장은 "알고 싶은 것이나 요구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듣고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현재 이사회는 직원들이 걱정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성낙조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내부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외부에 표출하는 경영진의 무능력함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같은 경영실패 상황에서 이 행장이 최고책임자로서 은행을 끌고 갈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의미로 자진 사퇴를 표명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죄송하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행장으로서 사퇴 발언을 하면 다른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건호 행장과 은행 사외이사는 전산시스템 교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다음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다시 열어 같은 문제를 재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