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5일 "이 회장이 지난 19일 일반 병실로 옮긴 후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경학적 호전 소견으로 보아 향후 인지 기능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심장과 폐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은 완벽하게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이 회장은 '국민 타자' 이승엽의 홈런에 눈을 크게 뜨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가족들은 이 회장의 병실에서 프로야구 중계를 보고 있었다.
이승엽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말 2사 2, 3루의 찬스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고 이 회장은 홈런 순간 일시적이지만 눈을 크게 떴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김인 삼성 구단 사장에게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 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고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저체온 치료를 받은 후 수면상태에서 진정치료를 받았다.
저체온 치료는 심장 기능이 일시 정지된 환자의 체온을 내려 신진대사 및 산소 소비량을 감소,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이 회장의 수면상태가 길어지자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 회장이 위독한 상태이며, 의식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등의 각종 루머가 떠돌았다.
이에 지난 16일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직접 삼성서울병원 지하 1층에 마련된 임시 기자실을 방문해이 회장의 건강과 관련한 소문을 일축하기도 했다.
뒤 이어 삼성그룹은 자사 공식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이건희 회장에 대해 항간에 떠도는 위독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대단히 안정된 상태에서 점차 호전되고 있으며 이에 의료진은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회복을 위한 치료를 계속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이 회장의 병실은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이재용 부회장 등이 회사를 오가며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