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최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계열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가운데 계열사 중에서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우선주의 상승률이 보통주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S가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기 하루 전인 지난 5월7일과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발표한 지난 3일의 종가를 비교했을 때 삼성그룹 계열사 중 우선주들의 주가는 약 한 달 동안 10.14% 올랐다. 이는 해당 종목들의 보통주 주가 상승률인 평균 6.71%보다 3.41%포인트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 등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31일 기준 삼성그룹 계열사 74개 중 상장사는 17개사, 비상장사는 57개다.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 17개사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우선주를 상장한 종목은 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물산·삼성SDI·삼성중공업·삼성전기·호텔신라 등 7개사다.
해당 기간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물산우로 3만4100원에서 4만6100원으로 1만2000원(35.19%) 올랐다. 삼성전자우(11.54%), 호텔신라우(4.53%)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중공우(-1.62%)와 삼성전기우(-0.62%)는 주가가 소폭 떨어졌다.
보통주 중에서도 삼성물산(21.26%)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선주를 상장하지 않은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11.83%), 삼성엔지니어링(11.70%), 삼성증권(10.09%) 등이 10%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3일 기준 삼성그룹 계열사의 우선주 평균 괴리율은 33.21%로 약 한 달 전인 34.66%보다 1.45%포인트 낮아졌다.
우선주 괴리율이란 보통주에서 우선주를 뺀 값을 보통주로 나눈 수치다. 괴리율이 높을수록 보통주의 가격이 우선주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들의 배당이 증가한다면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주는 주주에게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연구원은 "삼성그룹 경영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금 마련이 필요하며 소유를 통한 경영 체제를 유지하려면 지분 확보를 통한 배당 수입이 필요하다"며 "삼성그룹주들이 기존 규모보다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삼성전자의 배당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40% 이상, 총 배당금액은 1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삼성그룹주는 동종 업계의 외국 기업보다 전반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며 "지배구조 변경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 배당 등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리레이팅(재평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