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1명의 상임위원이 빠진 채 '반쪽 자리'로 출범한 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2개월 만에 5명의 상임위원이 모두 참석한 채 완전한 모습으로 첫 전체 회의를 개최한다.
특히 청와대의 '지각' 임명으로 마음 고생을 한 야당 추천 위원인 고삼석 상임위원이 신상과 관련된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통위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제21차 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합의제를 통해 안건을 의결하는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측 위원 총 3명, 야당 측 위원 2명으로 구성된다.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안건에 대해 여야 간의 대화를 나누고 견제와 균형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합의제 의사결정 기구다.
그러나 그동안 청와대가 고삼석 위원의 경력을 뒤늦게 문제 삼아 임명을 거부해오면서 야당 측 김재홍 상임위원이 홀로 3명의 여당 측 위원과 토론을 벌이며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
인원이 적다 보니 강경한 발언과 돌출 행동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었고, 방통위 전체회의도 합의를 위한 토론보다는 여야 간의 진영 논리로 대립해왔다.
또 2기 위원 중 연임한 사람이 1명도 없고 모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면서 KBS 사태 대응 등 일부 안건에서 위원 별로 각자 다른 주문들이 쏟아졌다. 기존 정책과 기조의 틀을 뒤엎는 발언도 나오면서 운영의 미숙함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고 상임위원의 합류로 방통위가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그동안 처리가 미뤄졌던 당면 과제와 현안들이 하나둘씩 풀리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 상임위원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객원강사, 청와대 국내언론행정관, 청와대 홍보기획행정관, 사단법인 미디어 미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지냈으며 방송분야의 전문가다.
과거 2기 방통위의 야당 추천 위원은 김충식 위원과 양문석 위원으로 구성됐다. 김 위원이 무게감 있고 진중한 발언으로 위원장을 견제했다면 양문석 위원은 삭발과 고성도 마다하지 않으며 젊은 혈기로 여당은 물론 사무처와 통신사 임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이번 야당 추천 위원인 김재홍 위원과 고삼석 위원도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여당을 견제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의원 경력이 있는 김 위원이 최성준 상임위원과 허원제 부위원장을 견제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나이가 젊은 고 위원이 거침없는 발언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야당 측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장 11일 첫 얼굴을 드러내는 전체회의 자리에서 고 위원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개월 간의 늦장 임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여당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대해 지적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11일부로 진용을 갖춘 3기 방통위는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을 둘러싸고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겪고 있는 갈등부터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 시기 결정, 단말기 유통법 관련 고시 마련, 700㎒ 주파수 활용방안, 초고화질(UHD) 방송, 광고 관련 정책, 세월호 참사로 부각된 재난방송 정책 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단순히 눈앞에 놓인 현안 이외에도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이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의 연속성과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력 등도 고려해야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김재홍 위원이 KBS 정상화를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했다면 고삼석 위원의 합류로 야당 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눈앞에 쌓여있는 현안이 산더미처럼 많은 상황에서 방통위의 일 처리도 한결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