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자동차 업계가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으며 업계 전반에 파업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 노동조합은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의 결의를 이끌어냈고, 현대·기아차 노조도 임단협 요구안을 놓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어 올 여름이 순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8~9일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재적조합원 69.3%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통상임금 확대 ▲성과급 500% 지급 ▲신차 프로젝트 등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파업을 앞두게 됐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도 지난 2~4일 조합원 총회에서 재적 인원 대비 90.7%의 찬성률로 쟁의 돌입건이 가결됐다. 르노삼성 노조는 통상임금 이슈 외에도 사측이 지난해 합의된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고 근로조건 변경, 희망퇴직 등을 강제적으로 시행, 조합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파업으로 돌입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두 회사 노조는 아직까지 향후 파업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마지막 협상 카드로 파업을 꺼내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관련, 사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
올해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5만961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함께 별도요구안으로 성과급 순이익 30%(우리사주 포함)를 요구하고 있다. 또 ▲주간연속2교대(8+8시간) 조기 시행(현재 8+9시간) ▲주 52시간 상한제 및 월급제 전환 ▲통상임금 범위확대 및 미지급 임금 지급 ▲조건 없는 정년 60세 등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노조는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8차례 만나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사측은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제 개선 ▲생산성·품질향상을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 ▲내수판매 확대를 위한 분기별 1회 노사 공동 대고객 홍보 활동 등을 담은 사측 3대 요구안을 노조에 설명하려 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
현대차 노사는 특히 통상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려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현대차 노조 이경훈 지부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2014년 임금협상 출정식'에서 "통상임금 문제는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면서 "투쟁도 기피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까지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달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교섭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결국 올해 현대차 임금 협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기아차 노조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도 통상임금 이슈에 대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파업 기류가 확산될 조짐이다.
한편 지난해 현대차는 부분파업 10회, 잔업·특근 거부 15회 등 약 2주간 진행된 파업을 통해 1조225억원(5만191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기아차도 특근·잔업 거부, 부분파업 등으로 4135억원(2만3271대) 상당의 생산차질을 빚었다.